[현장 레이더] 이라크戰 임박 .. 시장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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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 임박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달 초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청약열기가 이번주 들어 일시에 사그라드는 분위기이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청약 및 계약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청약률 급락 현실로 나타나=지난 17일 지역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경기 광명시 광명동 '현진에버빌' 아파트는 3백57가구 모집에 74명만 신청하는 부진을 보였다.
18일 수도권 1순위 청약접수에서도 1백70여명만 신청하는 데 그쳐 32평형을 제외한 3개 평형이 미달사태를 빚었다.
경기 고양시 사리현동에서 공급되는 '일산 동문굿모닝힐' 아파트도 지난 17일 실시된 지역 1순위 청약에서 5백55가구 모집에 1백12명만 신청했다.
18일 수도권 1순위 청약에서도 2백여명이 접수,미달된 2백50여 가구가 지역 2순위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산지역에서 지역 1순위 청약률 20%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며 "수도권 1순위까지 50%대의 청약률을 보인 것은 뜻밖의 결과"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대기자들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청약통장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며 "이는 굳이 지금같은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1순위 통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회가 얼마든지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라크 전쟁 계기로 분양시장 얼어붙나=이번주 들어 이처럼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률이 급락하자 업계 관계자들은 내심 긴장하는 모습이다.
조만간 분양에 들어가는 A사 관계자는 "우려했던 미국·이라크전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단기적으로 분양시장에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경우 계약률 급락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이라크전이 발발하면 시장은 어쩔 수 없이 얼어붙을 것"이라며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분양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태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 △북핵 문제 △대북송금 특검 실시에 따른 경제·사회 혼란 등의 굵직한 대내외 변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빠른 시일 내 활황세를 되찾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진단이다.
업계는 이같은 복합적인 요소들이 이번주 들어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이달 초 청약을 접수한 단지들은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주에 청약을 받은 신규 단지의 청약률은 급락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계약률 저조로 이어지면 회복 힘들어=업계는 무엇보다 이같은 청약률 하락이 계약률 저조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주부터 청약에 들어간 현진에버빌과 동문굿모닝힐을 비롯 평택시 포승면 '명지 미래힐',화성시 정남면 '근형 심포니',대전시 서구 관저3지구 '계룡 리슈빌' 등은 청약률뿐만 아니라 계약률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 계약하는 단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남양주시 오남읍 '쌍용스윗닷홈 지티',용인시 죽전지구 '동원로얄듀크',성남시 신흥동 '신동아 파라디움',화성시 기산리 '대우푸르지오' 등은 '전쟁 발발→계약 저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단지에선 이미 계약률 저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계약 중인 경기 안양시 호계동 H아파트는 계약률 끌어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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