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북한 핵 문제의 해법 ..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프리 존스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빈번하게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특히 이라크와의 전쟁 위협은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행렬에 수백만명,수천만명을 가세시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불만이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기 훨씬 이전부터 그는 북한을 포함한 '악마의 축' 발언으로 인해 한국인들의 비난을 받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비난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타당성이 입증되고 있다.
최근의 이라크를 보면 분명해진다.
비록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 방침에 대해 대다수가 비판적이기는 하지만,무력충돌이 임박해짐에 따라 이라크가 점점 더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고,또 무기 개발계획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공개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그렇다.
유엔이 지난 12년 동안 후세인에게 대량살상 무기를 포함한 무장해제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으나,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의 무력행사 위협은 마침내 후세인으로 하여금 유엔의 요청에 부분적으로나마 응하게 하는 결정적 유인이 되고 있다.
실전에 임할 준비가 돼 있는 확실한 군사력이 뒷받침될 때 외교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부시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과는 현저히 다른 북한 접근방식으로 말미암아 한국인들의 지지를 상당부분 잃고 말았다.
필자 역시 북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있어 '양자간 대화'를 주장하는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다자간 대화'를 주장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그렇게 믿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미국은 북한과 '양자간 대화'를 갖고,이 자리에서 한국의 방침에 부합하지 않는 대북한 입장을 취하거나,약정을 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이 한국과 완벽한 동조를 이루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미국과 북한의 양자간 대화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채택하고자 하는 방침은 일본과 중국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에 대해 어떠한 위험도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보유하고 있다면,일본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대응책을 수립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그러한 대응책이란 일본 역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는 다시 중국으로 하여금 유사한 입장을 취하게 함으로써 동북아시아 지역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동북아 지역의 지속적인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이 반드시 북한과의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끝으로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양자간 대화가,미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도 부시 자신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에 임하게 하고,궁극적으로 일련의 합의사항을 준수하도록 만드는 방식에 유연성이 필요함을 감안할 때,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서 양자간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신망을 잃게 할 수 있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6월 15일 북한을 방문해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지 않음으로써 대중적 인기를 잃어버렸음을 똑똑히 목격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의 접근방식에 합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공동정책 수립 이후 중국 및 일본과도 그와 같은 공동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그 때 비로소 이 시대에 절대적으로 요청되고 있는 대북한 문제의 솔루션은 찾아질 것이다.
--------------------------------------------------------------
◇본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