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반영, 작년 한햇동안 은행의 거액 예금계좌(5억원 초과)가 8% 가량 증가했다. 낮은 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전체 수신(잔액 기준) 역시 지난해 15% 가량 급증, 사상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02년 중 은행 수신 동향'에 따르면 5억원이 넘는 '거액계좌'(저축성예금 기준)는 작년 말 현재 5만8천9백20개로 한 해 전에 비해 7.8%(4천2백62개) 늘어났다. 거액 계좌의 예금잔액은 전년 말보다 8.8%(11조5천9백30억원) 증가한 1백43조4천2백억원을 기록, 은행 전체 수신의 20.9%를 차지했다. 이중 거액 정기예금 계좌 수는 4만1천2백15개, 금액은 1백1조1천70억원으로 지난 한햇동안 각각 15.7%(5천6백7개)와 13.4%(11조9천5백60억원)씩 늘었다. 전체 정기예금 계좌의 0.5%에 불과한 거액계좌가 전체 정기예금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7%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전체 수신 잔액은 6백83조6천5백2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86조9천4백30억원(14.6%) 불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사상 최대며 전년도(61조2천9백억원 증가)에 비해서는 25조원 이상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수신 상품별로는 은행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 노력으로 금융채가 전년도에 비해 26조8천9백60억원 늘어났고 은행예금도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53조4천6백7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금전신탁은 오히려 7조6천억원 감소했다. 박천일 한은 통화금융통계팀 차장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신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가계대출 등으로 크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상당부분 은행으로 환류돼 은행 수신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