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회원들의 이용한도를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 특히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를 집중적으로 축소, 그동안 여러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해왔던 카드회원들의 자금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지난 1월 '회원 1인당 평균한도'는 3백84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사용한도(4백9만7천원)에 비해 6% 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현금서비스의 평균사용한도는 1월말 현재 1백12만8천원을 기록, 한달만에 10%나 줄었다. 국민카드의 회원 1인당 평균한도는 지난 1월 총 5백5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평균한도는 지난해 6월 6백50만원, 9월 6백10만원, 12월 5백60만원 등으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1월말 현금서비스 한도는 1백60만원을 기록, 작년 6월말(2백80만원)에 비해 42%나 축소됐다. "연체금의 대부분이 현금서비스 사용액임을 감안, 이 부분의 한도를 집중적으로 줄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외환카드의 평균한도는 1월말 3백80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6월의 한도액에 비해 40만원 줄어들었다. 신한카드 역시 올들어 신용도가 낮은 회원에 대한 일괄적인 한도축소를 실시, 1인당 현금서비스 평균한도는 2백33만원대로 낮아졌다. 이 회사의 평균한도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2백60만원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카드 우리카드 역시 올들어 한도축소를 잇따라 실시, 한달만에 평균한도는 10% 정도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원들이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은 한도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쌓도록 금융감독원이 규정을 바꾼데 따른 현상"이라며 "충당금 부담을 덜기 위해선 추가적인 한도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명대 이명식 교수(경영학)는 "카드사들의 경쟁적인 한도축소로 신용불량자 증가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