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빠르면 이달안에 8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주식투자에 투입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북핵위기와 SK글로벌 쇼크로 급락한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고 보고 주식투자 확대를 적극 추진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확정한 1조원의 주식투자 한도중 이미 투입한 5천억원 외에 이달안에 5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과 이달 10일 각각 3천억원과 2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입했었다. 우리은행도 현재 1천억원으로 정해진 주식투자한도를 최근 2천억원으로 늘려 잡고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현재 주식투자 잔액은 6백40억원이지만 앞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희석되는 것을 봐가며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액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주식형수익증권을 통해 1천억원을 간접 투자한데 이어 추가로 1천억원을 더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조흥은행은 3백억∼5백억원 규모의 간접투자를 적극 검토중이며 외환은행도 간접투자로 2백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미은행은 현재 1백41억원 수준인 주식투자액을 조만간 투자한도(5백억원)의 85%인 4백4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가하락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SK사태와 같은 일시적 충격 탓"이라며 "이런 악재들이 서서히 사라지면 반등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수적인 은행들도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도 최근 "은행들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이 1천조원에 달하지만 주식투자액은 겨우 1조원 정도"라며 "증시 안정을 위해 은행들이 기관투자가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