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계가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될성부른 제품에 마케팅력을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맛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에는 아직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를 기다렸다가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신중해진 것은 올해 음료시장 전망이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테마품목군의 형성도 불투명한 상태다. 올해 음료시장은 많아야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음료업체들은 이에 따라 프리미엄 음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같은 값이면 한가지라도 더 좋은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지갑을 열겠다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고려한 것이다. 탄산음료 '짝짓기' =대표주자격인 콜라시장은 작년 3%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반미감정과 건강트렌드 때문이다. 업체들은 기존 탄산 음료에 새로운 맛을 가미한 '플레이버 탄산음료'에 희망을 걸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체리콜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동시에, 레몬맛 콜라 다이어트 콜라 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커버하는 짝짓기인 셈이다. 이에 맞선 펩시콜라 역시 레몬맛 콜라 트위스트를 재출시하는 등 새로운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마케팅전도 가열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펩시콜라는 집중적인 광고공세와 시음행사로 트위스트 판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코카콜라는 온라인 마케팅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 코카콜라는 최근 인터넷포털 다음과 손잡고 공동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다. 결국 주스다 =음료업체들은 주스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주스에 신뢰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고급음료제품인 냉장주스는 15%이상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다. 여타 음료들이 정체 혹은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냉장 유통 쥬스시장은 전년대비 10%가량 늘어난 1천3백억원대로 추정되는 등 지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체 주스시장(9천5백억원대)의 14%가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50% 주스의 약진이 예상됨에 따라 양극화 현상도 점쳐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주스의 저력은 쉽게 유행을 타지 않는 데다 가장 자연에 가까운 마실거리라는 인식이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 주요 메이커들의 차별화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프리미엄 주스 시장 점유율 1위(60%)인 롯데는 델몬트 콜드주스를 내세워 선두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측 관계자는 "기존 주스보다 오렌지 과립이 2배 이상 많은 콜드주스의 제품력과 신선함으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조만간 대용량 제품을 출시해 가정 고객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해태는 썬키스트 NFC로 중산층을 적극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고급주스 소비가 가장 많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가족시청 시간대인 프라임 타임 TV광고에 마케팅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냉장유통의 효시격인 매일유업도 신제품 썬업 RICH(1.5ℓ)를 내세우고 있다. 1백% 플로리다산 오렌지를 사용했다는 점과, 부드러운 맛을 강조해 젊은 주부층을 공략키로 했다. 기능성음료 다시 한번 =최근 CJ 다이어트 음료인 팻다운은 1백만병 돌파 기념 사은대잔치를 열었다. 지난해 9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인지 석달만의 기록으로, 월평균 10억원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셈이다. CJ는 이밖에도 골프음료 스팟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팟은 특히 입시철과 시험기간에 수험생들이 많이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자연으로 자연으로 =녹색음료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건강열풍이 아직 식지 않은 때문이다. 지난해 2천4백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하며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녹색음료는 올해 매실 알로에 녹차 등 3개군의 주도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알로에음료는 지난해 7백억원대에서 올해 8백억원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모메존 알로에(롯데) 알로에 모닝(해태) 알로에 농장(가야) 등도 치열한 고객모시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에서 선풍을 일으킨 차음료도 2배이상 성장한 2백50억원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