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비관론 확산 바닥 신호인가 .. "400대 초반" 최악시나리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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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비관론이 국내 주식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반등의 시기와 강도를 논할 만큼 단기낙폭(3개월간 종합주가지수 27% 하락)이 심한데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가를 고민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11일 싱가포르의 DBS은행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2001년 9.11테러 당시인 468선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투신사 사장은 "소비침체 교역조건악화 등을 감안하면 올상반기 성장율이 크게 둔화될 것이며 주가는 400대 초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500선을 지지선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지만 시장안팎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게 현실이다.
◆극단적 비관론
500선 붕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까지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DBS은행이 이날 극단적인 비관론을 내놓은 것도 경기급랭 우려 때문이다.
이와관련,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소비경기가 IMF위기 당시 만큼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도 동결되다시피해 경기회복 시기는 갈수록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식시장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상 장기 추세선상의 지지선인 550이 무너진 만큼 최악의 경우 489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490선이 붕괴되면 제2의 IMF위기 상황을 맞게 될 것이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의 불안한 양상도 500선 붕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뉴욕 월가에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작년 10월 저점(다우 8,062,나스닥 11,089)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이 경우 한국 증시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추가로 매물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500선이 마지노선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지수 500에서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가 IMF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500에서의 하방경직성은 매우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올 1·4분기와 2·4분기 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9·11테러 당시인 2001년 3분기(1.9%)보다 훨씬 높게 나올 것"이라면서 지수 500선은 지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0선 지지여부는 무엇보다 외국인 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남우 리캐피탈투자자문 대표는 "수익성과 재무구조 등 기업의 펀더멘털을 감안한 밸류에이션(주가수준)이 역사적 저점보다 더 내려와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기보다는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수출이 줄어들면서 2·4분기 경기지표가 1분기에 비해 더 나빠질 수 있지만 최근 주가하락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이제부터 서서히 분할 매수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