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콜라 인기 김빠졌다..애국심마케팅 '시들' 점유율 3%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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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없는 콜라'를 기치로 내걸고 '독립'을 외쳤던 토종 콜라들이 밀려나고 있다.
매장에서는 국산 콜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산 콜라 업체들은 외식업소 군부대 등 단체납품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콜라 시장에서 국산의 점유율은 지난 98년 13%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3%대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1백명 중 97명이 다국적 브랜드인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마시는 셈이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90년대 이래 지금까지 국산으로는 범양식품의 815콜라를 비롯 해태음료의 콤비콜라와 옐로콜라,일화의 탑씨콜라 등 4가지가 출시됐다.
이 가운데 '상식을 뒤엎는 혁명적 제품'이란 평가와 함께 화려하게 데뷔했던 옐로콜라는 지난해 말 생산이 중단됐다.
'세계 최초의 노란색 콜라'라는 자부심은 1년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검은색 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습관의 벽이 높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콤비콜라 역시 성공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주류에서 밀려났다.
815콜라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다.
98년 월 판매 실적이 60억원을 오르내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제품은 점유율이 1%에 불과한 '기타 제품'으로 전락했다.
로열티 없는 토종이라는 점이 국산품 애용이라는 90년대 후반의 소비 추세와 맞물려 폭발력을 발휘했지만 다국적 브랜드의 유례없는 할인 공세에 날개가 꺾인 것이다.
815콜라는 사내에서조차 "포기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세에 몰렸으나 "죽어도 살린다"는 박승주 범양식품 회장의 의지로 명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일화의 탑씨콜라(2002년 3월 출시)의 경우 한때 반미감정 등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지만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있다.
일화는 탑씨콜라를 생산,전량(한달 15만캔,5천3백만원 상당)을 군부대에 납품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815콜라 살리기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영희씨는 "토종 콜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연민이 점점 엷어지고 있다"며 "신세대 군인들도 점점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고 있어 토종 콜라의 명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꾸준히 성장해온 콜라시장은 지난해 6천1백억원대를 기록,1년 전보다 3% 가량 줄었다.
음료업계는 패스트푸드 소비 위축과 건강음료 열풍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