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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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3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3위의 초고속인터넷 업체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이 통신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당장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통신시장의 3강 구도는 또 어떻게 되는지 등이 관심거리다.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동안 각종 인수합병 시도가 무산되면서 더 이상 자금압박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데이콤과의 매각협상 무산이 큰 요인이 된 것 같다.
업계의 관심은 역시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두루넷은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신규투자가 가능하고 새로운 인수합병의 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의 경쟁 양상이 그런 여유를 보장해 줄지는 의문이 다.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데다, 이미지 선점효과가 큰 것이 통신서비스 시장의 특성이고 보면 가입자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KT와 하나로통신의 양강체제로 재편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통신시장 3강 구도도 주목된다.
데이콤이 두루넷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초고속인터넷 시장 진출과 동시에 파워콤과의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일단 무산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단순한 인수가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물론이고 이동통신을 포함한 전체 통신시장에서의 3강 구도 구축이란 의도에서 나왔다면 두루넷과의 협상여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기는 아직 이를 수도 있다.
마찬가지의 관점에서 이번 일로 하나로통신이 시장입지가 강화되면 두루넷 대신 새로운 협상파트너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판도변화와 함께 생각해 볼 것은 또 있다.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하는 등 화제를 불러모았던 두루넷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렀는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중복투자와 과당경쟁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지금도 멀쩡한 망을 업그레이드한다며 인프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이기도 하다.
게다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으니 과열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은 통신시장 경쟁환경에 대한 과제도 동시에 던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통신시장은 유ㆍ무선 통합서비스 등 복잡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프라의 활용성을 높이는 등 통신시장 전반의 경쟁환경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