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뒤집는 용감무쌍 윤락녀..새영화 '대한민국 헌법...'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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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녀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인생역전'의 코미디 '대한민국 헌법제1조'(송경식 감독)가 오는 14일 개봉된다.
민생을 외면하고 권력투쟁만 일삼는 정치인에게 통렬한 야유를 퍼붓고 윤락녀로 대변되는 소외계층의 분발을 촉구하는 영화다.
윤락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임권택 감독의 '창'이나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에서 주인공들은 음울한 비주류 세계에 갇혀 있었지만 이 영화에선 윤락녀가 밝은 주류세계에 당당하게 진입한다.
이 영화는 시종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이 나라의 주인은 정치인들이며 국민의 주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메시지가 전달된다.
인권이 짓밟히고 있는 현실에 울분을 느낀 윤락녀 고은비(예지원)가 스스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치인들이 자주 패싸움을 하거나 윤락녀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투는 장면들은 정치인과 윤락녀가 '같은 부류'임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당선 전에는 국민을 주인처럼 받들지만 당선 후 태도를 바꾸거나 면전에서 인권 운운하다가 뒷전에서는 윤락녀들을 무시하는 정치인(김용건)과 기자(윤문식)의 표리부동한 모습들은 권력의 이중성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무거운 메시지가 성적 코드로 포장된 풍자와 해학으로 가볍게 전달된다.
은비는 정치권의 밀실정치에 대항해 '실오라기 하나 없는 완벽한 누드정치'를 모토로 내건다.
유권자를 향한 연설에서도 "(만족스런 섹스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체위 변화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침실뿐 아니라 이 나라도 다양한 체위를 경험해봐야 한다 이겁니다"라며 표심을 잡으려 한다.
은비가 인터넷의 힘과 고아 무의탁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합심으로 당선되는 장면에선 '웹 민주주의에 힘입은 민초들의 승리'란 주제가 드러난다.
18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