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戰時)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전세계에서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전쟁이 터질 경우 장·단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올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세계경제 상황이 지난번 걸프전 때와는 판이한데다 전쟁과 더불어 테러공포가 세계경제를 엄습,경기회복이 난망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전쟁은 악재=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보도했다. 전쟁과 함께 미국 등을 목표로 한 테러가 발생,세계경제가 테러쇼크에 빠지면서 '금융시장불안-기업투자 및 소비심리냉각-경기회복 난망'의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특히 "세계증시가 지금 전쟁우려로 침체돼 있지만,역사적인 기준에서 볼 때 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전쟁과 함께 테러와 같은 새로운 충격이 가해지면 주가는 대폭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지도 비관론에 가세,"1991년의 걸프전은 경기부양효과를 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때와 달리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금리는 이미 매우 낮은 탓에 금리를 추가로 내려도 효과가 적으며,선진국들이 모두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어 재정지출을 늘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는 지적이다. ◆하향 조정되는 올 성장률=전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브라질사무소 대표인 로제리오 잔다멜라는 전쟁이 일어나면 올 세계경제성장률이 작년(3%)의 절반인 1.5%로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IMF의 케네스 로고프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올 유로존의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2.3%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이에 앞서 미국 독일 영국 아시아신흥국들도 최근 올해 예상 성장률을 0.25~0.5% 포인트씩 하향 수정,전쟁이 끝나면 세계경제가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