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총리후보 인사청문회] "난세엔 잠적 등 처세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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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는 20일 고건 총리후보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열고 고 후보자에 대한 국정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했다.
청문회에서 특위위원들은 특히 79년 10·26사태,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당시의 고 후보자의 행적과 병역기피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기회주의자 아닌가'=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은 "고 후보자의 경우 난세에는 숨고,나라가 안정되면 나오는 기회주의적·해바라기형 처세를 보였다"며 "고 후보자는 '행정의 달인'이 아니라 '처세의 달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고 후보자는 10·26 당시 잠적했을 뿐 아니라 5·17 때도 본인은 사표를 냈다고 하지만 당시 동료들이 '사표낸 적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다그쳤다.
원희룡 의원은 87년 6월항쟁 당시 행적에 대해 "고 후보자는 5공정권하에서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발표한 담화문에서 '6·10 시위'를 반체제,반정부 세력이 일으킨 시위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호웅 의원은 "고 후보자가 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한 것은 5·16쿠데타 직후"라고 지적하며 "95년 국민회의 창당 당시 입당제의를 받았을 때는 고사하다가 정권교체로 국민회의가 여당이 되자 98년 국민회의 서울시장 후보를 수락하는 등 양지만을 쫓아 다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10·26 당시에는 잠적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 실무 작업을 했다"면서 "5·17당시에도 군정에 찬성하지 못해 정무수석직 사표를 고(故) 이송용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에게 사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에 탱크가 진주해 있는 특수상황에서 상급자들을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병역 기피 의혹=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고 후보자가 지난 58년 대학생때 받은 신체검사에서는 현역병 입영대상인 갑종판정을 받았으나 6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에도 군에 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다그쳤다.
전재희 의원은 "고 후보 차남은 84년 최우선 입영대상인 1급을 받았다가 대학원 재학시절인 88년 재신검을 받고 병역면제 등급을 받았다"며 "고 후보자의 형님은 대체복무로 현역복무를 하지 않았으며 장남은 석사장교로 6개월 복무했고,3남은 18개월 보충역으로 근무하는 등 가족중 제대로 군복무를 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대학졸업후 계속해서 영장이 나오지 않았고,62년 병역법 개정으로 제2보충역으로 자동편입됐다"며 "군대를 안갔기 때문에 언제나 나라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차남의 병역회피 의혹에 대해선 "차남은 대학원 재학중 중병을 앓아 11개월간 입원치료를 한 후에 재신검을 받아 면제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