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1:14
수정2006.04.03 11:16
김재조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장(50)은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업무를 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CTO로 정평이 나있다.
'큰 돈을 들여 힘들게 개발해낸 신기술을 제품으로 상업화하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R&D 철학이다.
오랫동안 생산부서에서 일해온 경험에서 얻어낸 결론이기도 하다.
중앙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김 소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6년 삼성전기에 입사,박막제조부장과 기능소자 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중앙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사업적인 감각을 잃기가 쉽습니다.자칫 연구를 위한 연구만 할 수도 있거든요.일부러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고집했죠."
삼성전기는 각종 전자·전기제품에 들어가는 부속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종합 부품업체다.
컴퓨터 DVD플레이어 VTR 등 가전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애니콜 휴대전화의 10여가지 핵심부품도 삼성전기에서 생산되고 있다.
김 소장은 지난 95년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SAW필터'(휴대전화의 주파수를 걸러주는 부품) 개발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것을 대체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98년부터 99년 사이에 일어난 휴대전화 품귀현상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휴대전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단말기 생산업체들이 부품조달에 애를 먹었죠.특히 핵심부품인 SAW필터는 구하기가 힘들어 삼성전기 제품을 사려고 돈을 싸들고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SAW필터가 문제 해결에 '효자노릇'을 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인쇄회로기판 광픽업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3개 제품을 '세계 1위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경영전략을 내놓았다.
또 디지털튜너 무선네트워크모듈 LED(발광다이오드) 등 6개 제품을 '차세대 1위 육성제품'으로 선정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고제품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연구소는 이같은 경영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선봉에 나서고 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삼성전기 부품이 들어간 전자제품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김 소장은'Dig into,Fly high'(큰 꿈을 가지고 무한탐구에 몰두하자)라는 비전으로 이같은 중앙연구소의 목표를 꼭 이뤄내고 말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