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1:14
수정2006.04.03 11:16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로 전국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100여명의 손님이 들어있는 수원의 한 나이트클럽 계단에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를 기도한 30대 남자가 종업원에 붙잡히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19일 종업원들에게 쫓겨난 것에 불만을 품고 나이트클럽 계단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예비)로 곽모(38.노동.수원시 팔달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곽씨는 18일 오후 11시 44분께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백화점 4층 건물의 입구에서 1층에 이르는 계단에 휘발유를 뿌린 뒤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지르려 한 혐의다.
곽씨는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순간 휘발유 냄새를 맡고 3층 나이트클럽에서뛰어내려온 종업원 사재홍(26)씨에 의해 제지당한 뒤 경찰에 넘겨졌다.
사씨는 "건물 입구에서 어떤 남자가 손에 통을 들고 올라오는 것이 폐쇄회로 TV에 보였는데 잠시후 휘발유 냄새가 나 나가보니 술에 만취한 남자가 라이터로 불을붙이려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곽씨는 이날 오후 11시께 이 나이트클럽에서 술에 취해 다른 손님과 싸움을 벌이다 종업원들에 의해 밖으로 쫓겨난 것에 불만을 품고 곧바로 인근주유소에서 휘발유 18ℓ들이 1통을 사다가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곽씨는 경찰에서 "어제 저녁 6시까지 공사판에서 일하느라 대구 화재사고를 알지 못했다"며 "클럽 종업원들에게 쫓겨난 것이 너무 화가 나 술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당시 나이트클럽 안에는 손님과 종업원 등 100여명이 있었으며, 이 건물 4층에는 48가구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경찰은 종업원 사씨에게 대형참사가 될 뻔한 사고를 막은 공을 인정, 상금과 함께 감사장을 수여할 방침이다.
(수원=연합뉴스) 김인유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