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제 도입과 검사동일체 원칙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서울지검 평검사들이 모여 난상토론을 벌였다. 서울지검 평검사 96명은 15일 청사내 15층 대회의실에서 정기검사회의를 마친뒤 오전 10시부터 별도 회의를 갖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대국민 신뢰회복, 인사 등 검찰운영 개선 방안 등 3개 검찰개혁 안건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대전 법조비리사건 직후인 지난 99년 2월 전국 수석검사들이 이원성 당시 대검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검청사에 모여 검찰개혁에 대한 토론을 벌인 적은 있지만 서울지검에서 이처럼 대규모 평검사회의가 열리기는 검찰사상 처음이다. 앞서 열린 30여분간의 정기검사회의는 유창종 서울지검장을 포함 140여명의 전검사가 참석, 우수 수사사례 및 무죄판결 분석 발표, 현대상선 대북송금 의혹사건수사유보 결정 배경 설명 순서로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유창종 검사장의 훈시 연설이 끝나고 40여명의 부부장 이상 간부검사들은 모두 퇴실한 뒤 평검사들만이 `ㄷ'자 형태로 배치된 의자에 모여앉아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이날 평검사회의는 조욱희(형사7부) 검사의 사회로 서울지검 24개 부서에서 수렴된 의견과 내부통신망에 올라온 일선검사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3∼4명의 대표검사들이 기조발제를 한 뒤 주제별로 자유토론을 벌였다. 평검사들은 앞서 14일 오후 늦게까지 동료 검사 의견수렴 작업을 벌였으며 특별검사제, 검사동일체 원칙, 인사제도 개혁 등 10여가지 소주제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검사들은 이중 대학교수나 변호사, 기초의원 등이 포함된 검찰수사자문위원회를 구성, 정치적이나 지역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수사 착수 및 기소여부를 결정할 때위원회의 자문을 구해서 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내부 의견을 배제한 채 대통령직 인수위, 시민단체 등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하향식 검찰개혁안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회의는 참석자들이 점심을 햄버거 등으로 때우면서 정회없이 토론을 계속이어갈 예정이며 활발한 의견개진으로 오후 3∼4시께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들은 토론후 표결, 또는 거수 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며 이를 유검사장을 통해 김각영 검찰총장과 신상명 법무장관 등 검찰 수뇌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지검 동부지청도 오는 18일 오전 11시 검찰개혁안을 놓고 평검사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전국 검찰청별로 평검사회의가 확대될 움직임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