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멕시코 부동산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시장은 전쟁우려와 경기부진으로 조만간 상투를 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멕시코의 신용등급은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신문은 지난 8개월간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멕시코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갔으며,현재 이보다 더 많은 돈이 부동산을 사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 멕시코(Buy Mexico)'의 선발대는 GE캐피털의 리스사업부문,AMB프로퍼티(샌프란시스코) 프롤로지스(덴버) 등 미국 최대 부동산투자업체들로 회사마다 10억달러 이상을 이미 멕시코 부동산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다. 시카고 부동산 재벌인 샘 젤이 운영하는 에쿠티 인터내셔널 프로퍼티는 2001년 이후 호텔 매입, 건설회사 인수, 산업공단 투자 등에 이미 2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미국 워싱턴주 투자위원회는 지난주 3억달러어치의 종업원펀드자금으로 멕시코 부동산펀드를 매입하는 등 멕시코 부동산시장에 직접 투자한 공공펀드도 생겨났다. 부동산개발업체인 블랙크릭캐피털의 짐 멀빌힐은 "멕시코 부동산시장이 매우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완해 주는 '헤지 시장'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들어 월마트 홈디포 등 부동산이 많이 필요한 소매업체들이 대거 멕시코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의 유명 보험회사들이 멕시코에서 영업을 시작한 것도 멕시코 투자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해외로 빼돌린 멕시코 갑부들의 자금이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고 있다. 발로 컨설토레스 은행에서 멕시코 부자들의 자금을 운영해 주는 산도로 발러는 "해외로 나갔던 멕시코 자본이 다시 역류해 멕시코 부동산을 사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멕시코 부동산시장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