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학자 조은씨(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장편소설 '침묵으로 지은 집'(문학동네,8천5백원)을 냈다. 그동안 '도시빈민의 삶과 공간''성(性) 해방과 성의 정치' 등 성 문제나 한국의 가부장제,가족 및 사회윤리에 대한 저술을 다수 발표했지만 소설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소설은 6·25 전쟁을 출발점으로 저자의 50여년에 걸친 기억을 더듬고 있다. 전쟁 당시 지방 도시의 부시장이었다가 낯선 사람들에게 끌려가 행방불명된 아버지,스물여섯 살에 홀몸이 돼 아들과 딸을 키운 어머니,총살당한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준 공장 할머니 등 지난 반세기의 굴곡진 역사와 개인의 상처를 드러내는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조씨는 "소설을 쓰겠다기보다는 '어떤 기억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여성학자 그리고 사회학자로 활동해온 나로서는 소설 쓰기가 여성학적 글쓰기,그리고 사회학적 글쓰기의 확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