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순 대표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그의 웃음에 놀란다. 대화를 할 때 자주 웃는데다 그 소리도 남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소 큰 제스처가 섞인 그의 웃음은 가식이 없어 편하게 다가온다. 원래 낙천적인 그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대부분 여긴다. 잘 웃는다고 해서 일처리가 얼렁뚱땅한 것도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지나칠 만큼 꼼꼼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 규모가 커져 경영의 큰 그림만 그린다. 김 대표는 최근 새로운 그림의 구상을 마쳤다. 'A Truly Asian Company'라는 그림이다. 로커스가 오는 2006년까지 그리려고 하는 그림이다. 로커스는 현재 한국 본사를 비롯 중국 태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중국 법인은 중국인 짐 장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001년 12월 중국 현지기업을 인수하면서 중국 무선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단문메시징서비스(SMS) 솔루션 한 제품만으로 1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만큼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중국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9년말 설립된 태국 법인은 태국의 대기업에서 고문으로 일하던 고교동기인 임성현씨가 법인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2월 1백억원대의 고객관계관리(CRM) 콜센터 프로젝트를 턴키로 수주하는 등 그 지역의 마켓리더로 부상했다. 로커스는 현지법인 경영과는 별도로 각 법인의 부문별 사업을 통제하는 장(長)이 글로벌한 계획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짜고 있다. 수직과 수평 조직이 교차하는 메트릭스 구조다. 이는 한국의 로커스가 아닌 '다국적 기업 로커스'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그래야만 진정한 아시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3개 법인의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똑같이 부여해 나라는 달라도 같은 직원이라는 기업 문화의 틀을 다졌다. 이에 따라 이사회 멤버를 한국 중국 태국 미국 유럽 등의 출신으로 다국적화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중국 비즈니스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 본사의 중국 이전도 마음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진정한 아시아 기업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해야 한다"며 "로커스가 디지털 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아시아의 기업 모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