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도 않는 3,4번 아이언은 필요없다.' 기존 아이언 세트에서 롱아이언을 없애는 방안이 클럽 메이커와 소매상들 사이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이언 세트에서 롱아이언을 제외하자는 주장은 9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올해 들어 실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대개 아이언 세트를 구입하면 골퍼들의 생각과 관계없이 3번 아이언부터 웨지까지 일괄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상당수 아마추어들은 다루기 힘든 3,4번 아이언은 아예 쓰지 않는다. 그 대신 페어웨이 우드를 자주 사용한다. 이러한 골퍼들의 경향을 반영해 미국 아담스사와 윌슨사는 아이언 세트를 5번부터 피칭웨지까지로 구성하고 3,4번 아이언을 우드처럼 생긴 유틸리티 클럽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골퍼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칩 브루어 아담스 CEO는 "처음 이러한 세트 조합을 이상하게 여기던 사람들도 치기 쉬운 3번 유틸리티 클럽을 사용한 뒤에는 롱아이언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른 회사들도 롱아이언을 빼지는 않았지만 클럽 형태를 다르게 하면서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는 모습이다. 나이키의 프로콤보 아이언과 맥그리거의 'V-foil' 아이언은 한 종류만 내놓던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종류를 다양화했다. 즉 롱아이언은 캐비티백으로,미들아이언은 머슬백과 캐비티백을 혼합해,쇼트아이언은 블레이드 형태로 각각 제작했다. 국내의 반도골프는 아이언 세트를 세 종류로 만들어 내놓았다. 나이키의 신상품 제작자 톰 스타이테스는 "3번 아이언부터 웨지까지 똑같은 모양의 클럽이 나오는 것은 구식"이라고 말했다. 힘이 약한 여성 골퍼와 시니어 골퍼들을 감안할 때 기존 '아이언 세트' 개념이 바뀔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