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997년의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이후 또 다시 섣부른 낙관론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 "한국이 지난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이후 '자아도취(complacency)'에 빠져 결국 외환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 "최근 외국투자자들은 한국이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재벌개혁과 금융시장개방 등을 골자로 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개혁 정책이 새 정부 들어서도 지속될지 여부에 투자자들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의 윌리엄 페섹 아시아지역 칼럼니스트는 새 대통령이 이달 취임하면서 새로운 경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부상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의 긴장 상태도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새 정부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은행 민영화 △노동시장유연화 △신용카드 부채 해결 등의 현안을 성공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을 경제개혁의 모델로 삼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적절한 선례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작업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