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0:40
수정2006.04.03 10:42
"어떤 선수든 18홀 내내 집중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골프의 스코어는 결정적인 순간에 얼마나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하는데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2002년 KLPGA상금랭킹 4위에 오른 신현주프로(24.휠라코리아)는 골프경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마인드'라고 믿는다.
경기운영에 필요한 정신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그대로 스코어에 반영된다는 생각이다.
그녀는 동그란 얼굴 때문에 또래 친구들 사이엔 '호빵걸'로 불리지만 '우드 공주'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드라이빙 거리가 짧아 세컨드샷에 우드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우드를 다루는 실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 프로는 짧은 드라이빙 거리를 극복하기 위한 특수훈련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두 달 남짓 드라이버로 스펀지 공을 쳤다.
티 위에 올려진 스펀지 공은 아무리 세게 때려도 20야드 이상 날아가기 어렵다.
그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해 스윙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점차 스윙과 관련된 근육이 발달해갔다.
훈련이 끝났을 때 그녀의 드라이빙 거리는 15야드 이상 늘어났다.
신 프로에게 가장 괴로웠던 순간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특유의 밝은 어조로 "골프는 항상 괴롭죠 뭐!"라며 아리송한 대답을 했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고3때였습니다.겨우내 말 그대로 연습만 했습니다.그런데 그 이듬해 자신 있게 출전한 첫 대회에서 그만 커트를 미스하고 말았습니다.골프를 그만둬야 하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었지요."
그러나 전화위복이랄까.
첫 대회의 실패 때문에 더욱 각오를 다지게 됐고 두번째 대회부터는 혹독한 동계훈련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 해에 신 프로는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신 프로의 아버지는 경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놓는다.
부녀는 시즌이 끝나면 이 녹화테이프를 가지고 스윙을 분석한다.
그러나 시즌중에는 잘못된 부분을 발견해도 바로잡지 않는다.
충분한 연습시간 없이 스윙을 교정할 경우 오히려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미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장정 프로와 가장 친하다.
중학교때 대회에 나갔다가 라커룸에서 우연히 마주쳤던게 인연이 됐단다.
취미는 피아노와 음악감상.피아노는 체르니 50번까지 마스터했다.
신 프로는 골프를 직업으로 가지려는 후배들에게 "너무 기량 향상에만 집착하다 보면 때로는 스포츠 예절에 어긋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며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결국 최고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