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30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해 주기를 바라며, 여러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어렵다면 또 다른 곳에서라도 만나 남북문제에 관해 흉금을 터놓고 진지하게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정부 중앙청사 별관 당선자 집무실에서 가진 일본 NHK-TV와의 회견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회담을 제의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대화를 또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당선자 대변인실이 전했다. 그는 임동원(林東源) 특사 방북에 동행한 이종석 인수위원을 통해 김 위원장에 보낸 친서에서 "대화의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지금보다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떤 추가적 조치를 절대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안전과 개혁.개방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경제적 지원이며, 북한은 핵과 경제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핵문제 해법과 관련, 노 당선자는 "북한은 대화이외의 방법을 선택할 수가 없으나 미국은 대화와 대화이외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처지"라며 "그러나 미국이 이(대화이외의 방법)를 포기하고 대화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한미공조나 남북공조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공조도 하고 남북공조도 하고, 또 한일공조도 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것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제 취임식 때 고이즈미 총리를 초청하고 싶으며, 저도 기회가 있을 때 일본에 가서 고이즈미 총리를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대일 문화개방과 관련, "문화개방을 통한 한일간 문화교류에 대해 매우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제 문화교류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개혁추진과 관련, "한국의 개혁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개혁에 저항이 있기 마련이지만 국민의 개혁 요구를 가지고 저항을 적절하게 타협하고 극복해 나가면서 개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