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 전문기자의 '중소기업 경영전략'] '이목구비'가 즐거우면 뜬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요즘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 "뭐 좀 새로 시작할만한 아이템이 없느냐"고 자주 묻는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 아이템이 진짜 유망하다"라고 제시해주긴 참 어렵다.
왜냐하면 각자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력과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신규 아이템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선 자신있게 대답해준다.
아이템을 찾아가는 방법중 가장 핵심이 되는 전략이 바로 "이목구비(耳目口鼻) 전략"이다.
이목구비 전략이란 눈코입귀의 기능을 확장하는 전략을 말한다.
최근들어 이목구비의 기능을 확장하는 아이템은 전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첫번째로 눈의 기능을 한번 확장해보자.
사람들은 멀리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보다 멀리 볼 수 있는 시스템은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사람들은 몰래 남을 들여다보고 싶어한다.
몰래 남을 감시할 수 있는 제품은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밤에도 환히 볼 수 있는 기기를 원한다.
그래서 적외선을 활용한 제품은 수요가 급팽창하는 중이다.
TV도 눈을 즐겁게 하는 제품이다.
때문에 수요자들은 보다 정밀한 화면을 요구한다.
컴퓨터 속에서도 움직이지 않는 화면보다는 움직이는 동영상이 눈을 더 즐겁게 한다.
동영상 가운데서도 "초정밀 입체 동영상"은 히트칠 만한 아이템이다.
카메라도 눈을 즐겁게 하는 아이템이다.
이 카메라기능을 디지털화해 멀리 있는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기기 들도 바로 눈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기술과 능력안에서 눈의 기능을 확장할 만한 것이 없는지 살펴보자.
그러면 어김없이 무릎을 칠만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템을 개발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눈의 기능를 확장한 제품가운데 각광을 받기 시작한 제품이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이다.
연말들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기가 가라앉았다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DVR를 생산하고 있는 네오시스트(대표 박좌규)는 이번주들어 전직원이 새벽 3시까지 생산라인에서 자발적으로 일한다.
갑자기 미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주문이 밀려오는 바람에 사장 임원 연구직 관리직 영업직 사원들까지 생산라인에서 일을 거들어주며 함께 일한다.
전사원들은 밀려오는 주문에 환한 모습이다.
이 회사는 눈의 감시기능을 확장한데다 암호기능까지 부가시킨 덕분에 대규모 오더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미국정부 조달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누리플랜(대표 이상우)이 가양대교 등 한국의 다리에 조명을 하는 것도 눈을 즐겁게 하는 아이템이다.
둘째로는 귀의 기능을 확장해보자.
새 자동차를 타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이유는 깨끗함 때문일까.
아니면 새차 냄새 때문일까.
안정감 때문일까.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보면 새차는 조용한 엔진 소리 바람이 마주치는 소리 급발진에도 부드러운 배기음 타이어의 마찰음 카오디오의 음향 등 귀를 즐겁게 해준다.
다시말해 자동차는 "귀를 즐겁게 하는 제품"이다.
그동안 자동차는 발의 기능을 확장하는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는 귀를 즐겁게 해줘야 좋은 제품이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귀를 즐겁게 해주고 귀의 기능을 확대해주는 시스템은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장치,남몰래 들을수 있는 기기,전파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전화를 걸수 있는 시스템은 수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우석전자시스템(대표 이석우)은 지하주차장이나 터널안에서 무선전화가 더 잘 들리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이 계속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귀의 기능을 확장한 아이템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입의 기능을 확장해보자.
사실 입은 여러 가지 기능을 가졌다.
맛을 보기도 하고 말을 하기도 한다.
또 노래도 부른다.
마이크 형태의 휴대용가라오케가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은 노래부르는 기능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말하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제품으론 자동음성번역기 자동음성문자전환장치 등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개발될 수 있다.
말을 설득력 있게 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앞으로 더욱 각광받는 아이템이 될 것이다.
카네기연구소(대표 최염순)가 사람을 설득시키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유망한 아이템이 될 수밖에 없다.
기능성 감미료도 입을 즐겁게 하는 제품으로 새 아이템이다.
넷째는 코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코는 맑은 공기로 숨쉬고 싶어한다.
따라서 악취 공해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앞으로 성공할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악취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악취가 심하다고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관청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그곳에 나가서 냄새를 맡아보도록 하는 턱없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랩솔루션(대표 김봉철)은 이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은 대히트를 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각종 바이오센서는 신규 유망아이템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동방케미칼(대표 이헌구)이 개발한 바이오비료는 난(蘭)에 뿌리면 난향기가 짙어지는 독특한 제품이다.
이것도 코를 즐겁게 하는 제품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새 아이템을 개발하지 못해 걱정하는 분들은 "이목구비"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