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7일 걸프전 발발 12주년 기념연설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강력히 대응해 격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국영 TV와 라디오로 방영된 연설에서 이라크를 정복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실패할 것이며 미국이 침공해올 경우 자멸하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계획을 13세기 몽골의 압바스왕조 침공에비유하며 "바그다드의 주민과 지도자들은 이 시대의 몽골인들을 격퇴, 그들이 바그다드의 벽에서 자멸하도록 만들 결의에 차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겨냥, "(바그다드의) 벽에 오르려는 자는 누구든지 실패할 것"이라며 이라크 국민들에게 "총을 들고 그들을 기다리도록" 촉구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미국의 침공에 대비해 충분한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라크 국민과 군, 지도부의 역량을 결집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어 "서양인들과 서양사회" 특히, "시온주의 유대인들과 비유대계 시온주의자들이" 수년째 중동문제에 간섭을 시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1991년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를 정복하는데 실패하고도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능력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걸프지역 병력 증강에 언급, "우리의 적이 우리 국민 앞에엄청난 병력을 집결해 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연설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이라크와 아랍전역에 방영됐으며 대통령궁 인터넷 사이트에도 게재됐다. 후세인 대통령의 연설은하루 전에 미리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설은 미국과 영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해지고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터키 등 인접국들의 외교 중재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영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후세인 대통령의 연설은 이라크가 12년전 미국의 정복 야욕을 물리친 것처럼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공격도 격퇴할 것이라는 다분히 대내용 메시지로 해석된다. 후세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바그다드를 아랍 뿐 아니라 모든 `문명의 어머니'로표현하면서 범아랍주의를 강조했다. 또 팔레스타인인들의 지하드(聖戰)에 지지를 보냄으로써 미국-이라크 대립을 미국.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대결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