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우리은행장은 국내 은행들의 자산이 적어도 1백조원은 넘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전산투자, 인력개발, 시스템 운영 등을 위한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려면 자산이 1백조원 이상 돼서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은 수익의 70∼80%를 예대마진에 의존하는데 이 부문에서는 덩치가 큰 은행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더구나 자산 2백조원이 넘는 은행(국민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산 50조∼60조원 규모의 은행이 앞으로 5∼6년 후에도 생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총자산이 1백2조원에 달했다. 이 행장은 또 "우리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에 대해 작년말 대손충당금을 90%나 쌓았고 출자전환 주식의 장부가도 주당 1백40원으로 낮춰 놓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리스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올해 영업수익이 약 15% 증가해 3조4천3백15억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당기순이익은 법인세(약 3천6백억원) 납부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약 17% 감소한 1조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2천6백63억원을 기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