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전당대회론이 부상하면서 한나라당 당권경쟁도 서서히 표면화되고 있다. 아직 정치개혁특위가 마련할 당 개혁 및 쇄신안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시대 분위기와 당내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결국 집단지도체제 형태를 유지하지 않을수 없고, 결국 당 대표는 경선으로 선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중진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부 중진은 벌써부터 `베이스 캠프'를 차려놓고 세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일부는 다른 중진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심히 타진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측근인사가 한 유력주자 캠프를 방문, `책사역'을 자청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은 차기 당권파가 2004년 총선 공천권 확보는 물론 `포스트 이회창' 시대까지 겨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의식한 탓이다. 이 전 총재가 15일일본으로 출국한 것도 중진들의 `구애경쟁'을 의식한 측면이 없지 않다. 현재 유력주자군에는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김덕룡(金德龍) 이부영(李富榮)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우선 거론된다. 당개혁특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홍사덕(洪思德) 의원도 변수임에 틀림없다. 이념상으로는 중도인 박 의원을 중심으로 좌측(진보)에 이부영 김덕룡, 우측(보수)에 최병렬 강재섭 의원이 정렬해 있는 형국이다. 연령상으로는 강재섭 박근혜 의원이 50대이고, 나머지는 모두 60대이다. 최 의원은 비록 60대이긴 하지만 나름의 개혁론을 설파해왔고 당내 보수와 영남권이 지지기반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그는 "나는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하는데주력하고 2007년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킹메이커' 역을 자임하고 있다. 이른바 자신은 차기 대선주자를 키우는데 전념하겠다는 이른바 `인큐베이터론'으로 다른 중진과의 연대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있는 셈이다. `50대 기수론'을 내세운 강재섭 박근혜 의원은 "젊고 참신하게 가자"는 시대 분위기에 편승, 차기 당권에 다가가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둘다 당내 최대기반인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특히 여성인 박 의원은 "한나라당이 확실히 변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진보파 대부격인 김덕룡, 이부영 의원은 참신성과 개혁성으로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호남과 수도권 대의원들 지지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고, 이 의원은 당내 개혁모임인 `국민속으로'와 개혁성향 의원들의 절대적인 신망을받고 있다. 이런 물밑경쟁속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서청원(徐淸源) 대표, 김진재(金鎭載)하순봉(河舜鳳) 박희태(朴熺太) 이상득(李相得)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 등 불출마를 선언한 현 지도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가 직접출마하거나 `대타'를 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정규(梁正圭) 김기배(金杞培) 강삼재(姜三載) 의원 등 `무시못할 세(勢)'를구축하고 있는 중진들 행보도 변수다. 다만 이들도 결국 민심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차기 당권의 향배도결국엔 누가 국민 여망을 정확히 헤아려 당심과 민심을 휘어잡느냐에 달려있다는 지적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