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토론공화국이라 말할 정도로 토론이 일상화되면 좋겠다"며 '토론문화'를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오늘 내가 제시할 것은 토론문화"라며 잭 웰치 전 GE 회장의 기업경영기법을 새정부 국정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토론은 남을 비판하기 위한 토론, 상대방의 이론을 극복하기 위한 토론 등 여러 목표가 있으나 모든 문제점을 다 적출, 검증해 좋은 결론을 내기 위한 토론을 활발하게 하자"면서 "앞으로 국정운영 방법으로 정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노 당선자는 측근들에게 "장관도 토론한 뒤 뽑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책현안에 대해 직접 대면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장관 후보의 개혁성과 능력, 가치관이 자연스레 드러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 당선자의 '토론 예찬'은 잭 웰치에게서 영향받은 바 크다. "잭 웰치가 뛰어난 업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크로톤빌'이라는 연수원에서 임직원들과 솔직하고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이라는 것이다. 또 변호사와 해양수산부 장관, 국회의원 등을 지내면서 의뢰인, 유권자, 공무원 등과 대화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그는 "장관직에 있으면서 남의 생각과 의견을 듣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인가를 새삼 확인했다"고 술회했다. 인수위 운영방식도 토론 위주다. 인수위원들이 노 당선자의 '말씀'을 받아쓰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부처 업무보고도 보고시간(30분)보다 질문.답변시간(50분)이 더 길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