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9) '美 도입 2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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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공정공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도입 당시 미국 언론의 초점은 기업의 투명성보다는 그동안 기업 정보를 과점하던 애널리스트(Analyst:투자분석가)들의 달라진 지위에 집중됐다.
실제 월스트리트를 좌지우지하던 유명 애널리스트들은 이 제도로 힘을 잃었다.
기업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일반인보다 앞서 갖게 되는 정보는 돈을 벌어다주는 원천이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발효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고위 간부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됐다.
하급 직원들은 접촉할 수 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일부분에 불과하고 핵심과는 거리가 먼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군데서 받을 수 있던 것을 이곳 저곳에서 수집해 합쳐야 하니 분석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시행 1년후에 실시한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투자자의 참여기회 확대 △애널리스트의 기업분석 충실화 등 증권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성 제고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보흐름 왜곡, 비용 증가 등의 부정적인 면도 만만치 않았다.
정보의 양적 측면에서 IR 담당자와 시장전문가들은 공정공시제도 전보다 동일하거나 늘었다고 평가한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정보흐름이 감소했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정보의 질에 대해선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69%가 질적으로 하락했다고 답했다.
기업 비용 증가와 관련해서는 미공개정보의 공시를 위한 자료 작성 등 업무 수행을 위한 추가적인 시간 및 인력 수요로 인해 기업의 비용이 증가했다고 보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