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 반미감정 잠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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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과 이라크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문제를 다루는데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반미 감정'이란 풀기 힘든 숙제를 안고 있다.
미국이 대북 강경노선을 택했다는 이유로 반세기 우방국이었던 한국에서는 반미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형제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영국에서조차 미국의 오만함을 비판하는 방송 프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세계 반미 감정은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이 군사력에 바탕을 둔 정책을 펴면서 한층 거세지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군사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반감을 표시하는 국가들이 많아졌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우방국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국가조사 연구기관인 퓨(Pew)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조사대상 45개국 중 35개국 국민들은 미국인들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아닌 다른 초강대국이 국제 질서를 지배한다면 지금보다 불행해질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이 이라크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했을 때 각국 정부는 만장일치의 지지를 보내줬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미국 국경을 넘어 17개 국가에 대규모 미군 기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우방국들은 여전히 강대국 미국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특정 사안에 대해 미국이 강력한 의사를 개진할 경우 대개는 미국의 뜻대로 일이 처리돼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자유와 인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에만 미국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냉전 시대 미국은 공산주의를 패퇴시키는 일을 제1의 목적으로 삼았다.
목적 달성을 위해 미국은 원칙 없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했으며,독재자를 지원하기도 했다.
결국 냉전은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났고,미국이 추구했던 인권과 민주주의는 세계 각국으로 전파됐다.
미국은 유럽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과는 차별되는 특징을 가진 나라다.
종교적 관념이 투철하고 애국심이 강한 국민들로 구성돼 있다.
다른 나라보다 전통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도 가지고 있다.
이같은 특징이 강해지면서 유럽 등 우방국들과 미국의 관계는 벌어지게 됐다.
부시 대통령이 추구하는 이상주의가 오히려 우방국들을 분열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우방국들과의 추구하는 가치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목적 달성의 수단이 정당하지 못하면 일을 그르친다.
미국은 이 점을 간과해 우방국간의 분열을 조장해왔다.
미국은 다원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다.
항상 정치적인 논쟁이 펼쳐지는 곳이며,한 정당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곳이다.
우방국 국민들은 이러한 논쟁을 지켜보면서 반대의 목소리를 키웠을 수도 있다.
미국은 반미 감정이 더이상 확산되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추구하는 목적과 수단이 우방국들로부터 지지를 받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우방국 정부 수반들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몇몇 국가에 은밀하게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해서는 소용이 없다.
미국 혼자서 모든 국제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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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실린 'Anti-Americanism on the rise'란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