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9:54
수정2006.04.03 09:56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대하소설의 작가 조정래가 등단 33년만에 첫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문학동네, 9천5백원)를 펴냈다.
소설이 아닌 산문집이라는 형식을 빌려 작가는 그동안 소설에서 쓰지 못했던 문학과 역사,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여기 실린 글들을 통해 내 소설들의 바탕과 뿌리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모두 8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부 '이 어지러운 바람'에서는 조기 영어교육과 외국어 남용 등 문화사대주의에 빠져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 모습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3부 '작가의 편지'에서는 12세 코흘리개 독자의 편지에서부터 문학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진지한 독자의 편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책을 사랑하고 읽어준 독자들에게 자상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답하는 작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4부 '왜 문학을 하는가'는 작가 조정래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장이다.
'누명'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하던 당시의 상황부터 '태백산맥'을 쓰게 된 배경, 작품을 집필하면서 겪어야 했던 작가적 고뇌와 외부의 압력 등을 진솔하게 밝히고 있다.
7부 '역사 만들기'는 우리 역사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잘 드러나는 장으로 특히 문학을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역사관에 대해 강조한다.
작가는 "인간이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숭고하고 보람스러운 일이 어디 또 있을까.
진정한 문학, 참된 문학은 역사를 변혁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 길을 따라 남은 생애를 살고자 한다"고 말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