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불경기엔 큰손들도 '실속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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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들의 투자패턴이 바뀌고 있다.
빌딩 및 상가 등 주로 덩치가 큰 상품에 투자하는 이들은 그동안 '실속'보다 '체면'을 중시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자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큰손들 역시 계산기를 꼼꼼하게 두들겨보고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같은 경향은 특히 빌딩 시장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큰손들은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실률이나 입지여건에 상관없이 1백억원 이상의 대형 빌딩을 선호했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남 등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위치한 10억원 안팎의 중·소형 빌딩들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덩치만 크고 실속이 없는 빌딩 한 채를 보유하느니 공실률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중·소형 빌딩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과학적인 시장조사 방법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빌딩을 매입할 때 감정평가기관이나 은행 PB(Private Banker)들에게 부탁해 정확한 하루 평균 유동인구를 추산한 뒤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되는 상품에만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변신은 경기침체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변화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큰손들의 세대교체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체면을 중시하던 큰손 1세대들에 이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2,3세대가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에 나서면서 이들의 실속중시 경향이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