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수 < LG투자증권 상무 > '단기 투기차익에 초점을 맞출 듯.' 새해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예상을 깨고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급반등을 주도했다. 북핵문제로 불거진 지정학적인 위험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나타난 외국인의 '변덕스러움'이 연초부터 국내 투자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보였던 외국인의 단기투자 패턴에 비춰 보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세계경제가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들면서 국제투자자금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왔다. 지난 한 해 25%가 넘는 국제 금값의 상승에서 보았듯이 소위 안전자산선호(Flight to Quality)현상은 뚜렷했다. 주식투자자들은 3년째 손실을 맛보아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주 예상밖의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금년 상반기에는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 가능성은 지구의 이편저편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전쟁 위험과 어우러져 위험자산으로의 자금흐름을 제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잊어서는 안될 점은 이러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의 확산이 역설적으로 증시엔 큰 호재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불안감에서 오는 포기심리가 종종 투매를 몰고와 투자심리를 크게 역전시킨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외국인에게 한국주식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소위 '저평가' 논리는 차치하고라도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인 위험,분배를 강조하는 새정부의 출범,무엇보다 세계경제의 부침에 가장 연동성이 높은 산업구조로 인해 한국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다른 어느 시장보다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은 이러한 시장의 변동성을 십분 활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장기적인 투자차익보다는 단기적인 투기차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