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재계를 대표하는 일경단련(日經團連)은 내년 봄 노조단체와의 협상에서 '임금인하'를 제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8일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의 경영자 단체측이 매년 봄 이뤄지는 춘투(봄철 노조 임금인상 투쟁)를 앞두고 '임금동결'차원을 넘어 '임금인하'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단련은 이날 공개된 경영 노동정책 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임금인상 수준을 결정해 온 춘투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또 임금제도 개혁에 따른 정기 승급의 동결 및 개선도 노사의 교섭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연령과 근무 연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급여가 인상되는 '정기 승급'제도를 바꿔 사실상 임금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 된다. 또 일본 재계가 그동안의 오랜 전통인 연공서열형 고용 및 임금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어서 앞으로의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최대 노조 단체인 '렌고(連合)'는 "디플레 위기에 빠진 일본 경제를 더욱 나락으로 빠뜨리는 결정"이라며 경단련의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렌고측은 임금 인상안은 유보할 수 도 있지만 정기 승급제도는 반드시 유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