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부시에 반기드는 북한과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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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동안 동결됐던 핵발전소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선언하며 미국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대량살상무기(WMD)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의해 올해 초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명명된 이들 두 국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세계전략 새판짜기'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발전소를 재가동하는 이유로 미국이 약속한 12월분 중유공급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방북한 미국 대통령 특사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며 자의적 해석을 내린 후 중유지원 약속을 깼다"고 비난했다.
북한에 대한 중유지원은 1994년 북·미간 제네바합의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이 대체에너지 수단으로 중유를 공급키로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핵동결 대가로 북한의 금호지구에 핵무기로 전용할 수 없는 경수로를 건설해 주기로 했다.
북한의 강경발언은 미국이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예멘으로 향하는 선박을 공해상인 아라비아해에서 나포한 것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스페인군함이 북한의 화물선을 검색,시멘트 더미 밑에서 스커드미사일 15기와 관련 부품을 발견했다.
이는 외화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을 판매하고 그 돈으로 식량을 구입하는 일종의 수출품이었다.
미국은 미사일이 잠재적 테러국가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수출무기를 압류할 수 있는 국제법상의 어떤 근거도 없고 예멘이 이 미사일들을 방어용으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혀 화물선을 풀어줬지만 북한의 자존심을 거드린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한국 등 동북아시아 관련국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부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었던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이라크의 연계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 정보기관은 알 카에다의 손에 이라크의 화학무기가 들어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이라크가 보유한 VX라는 신경가스는 이웃국가인 터키에 밀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라크에 화학·생물학·핵무기 실태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도 이들 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이라크가 제출한 보고서에서 숨겼거나 누락된 점이 있을 경우 유엔결의안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후세인 정권을 축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은 다르다.
미 정부관리들은 북한에 대해서는 평화적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즉 미국은 북한에 대해 직접 나서기보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를 통해 핵개발 포기를 종용토록 하는 것이다.
반면 이라크에 대해서는 카타르에서 대이라크 공격을 위한 실전연습을 하는 등 군사적 방법으로 직접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부시 대통령의 양국에 대한 전략은 우선 후세인을 손안에 넣고 그 다음에 북한문제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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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실린 'Now two rogues challenge Bush'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