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원서접수 마지막날인 13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접수창구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총점석차 미공개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수험생들은 마지막까지도 어느곳에 지원해야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경쟁률에 따라 지원서를고치고 또 고치는 모습이었다. 반면 재수를 하면 오히려 수능을 잘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수험생들 사이에 팽배해지면서 의대 등 인기학과에는 소신지원자가 몰렸고 또 하향 안전지원을 한 뒤 일단 합격하고 나서 다시 수능에 도전하겠다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부터 지원자가 본격적으로 몰려 큰 혼잡을 빚은 서울대의 경우 일부 인기학과의 접수창구에 수험생들의 줄이 비교적 길게 늘어섰다. 재수생 최성욱(19)군은 "일단 경쟁률이 낮은 농생대에 지원하고 `가'군인 연세대와 고려대 중 한 곳에 원서를 낼 것"이라면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각 연고대에지원서를 가지고 가셨는데 마지막까지 경쟁률 추이를 지켜본 뒤 한 곳에 지원하기로했다"고 말했다. 삼수생 안모(20)씨는 "수능 점수가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아서 어제까지 많이고민했다"면서 "경쟁률이 낮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고교 교사들은 수험생들과 서울대에 와 경쟁률을 지켜본 뒤 즉석에서추천서를 고쳐 원서를 접수시키기도 했다. 논산 D고의 경우 한 교사가 수험생 13명을 데리고 와 현장에서 추천서를 고쳐줬고 청주 모 고교 교사 3명은 수험생 4명과 함께 마지막까지 경쟁률을 지켜보며 지원전략을 짜는 모습이었다. 연세대에서도 마지막까지 지원할 학과를 결정하지 못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치열한 눈치작전이 두드러졌다. 아들 대신 접수를 하러왔다는 학부모 김모(여. 48)씨는 "아들이 연대 의대를 목표로 했다가 수능 점수가 30점 이상 떨어지자 아예 접수조차 안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직접 원서를 써서 왔다"며 "연대 이학계열과 고대 공학계열 중 경쟁률이 낮은 과에 접수하려고 경쟁률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 서현고 이진석(18)군은 "수능성적이 평소보다 50∼60점 정도 떨어졌지만 재수할 각오를 하고 연대 공학계열과 타학교 치대에 소신 지원했다"고 말해 눈길을끌었다. 고려대의 경우 정오께부터 1천여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몰려 발디딜 틈 없이붐비고 있지만 대부분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접수를 하지 않아 정작 접수창구는 한산한 상황이다. 학교측은 도에 지나치는 눈치작전을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 오후 2시 이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성균관대도 오전까지는 접수창구 주변이 한산했지만 오후부터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어 서서히 붐비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자신과 친구의 지원서를 함께 들고 온 재수생 한용현(20)씨는 "성균관대와 홍익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면서 "홍대에서 지원율을 확인하고 있는 친구와 상의하는 중인데 마감시간 직전 학교를 정하면 서로 원서를 대신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원서접수를 하기 위해 지원경쟁률 전광판을 바라보던 학부모 김준형(50)씨는 "각각 서강대와 고대에 나가있는 아들과 아내와 전화로 상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나군과 다군 모두 오늘 접수 마감이라 지원율을 지켜보다 오후 4시께 학교를 결정 원서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조재영 이 율 황희경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