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인들이 회사채 시장의 직접적인 자금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그동안 개인들은 회사채 인수자(underwriter)인 증권회사나 투자은행을 통해 신규 회사채를 사들이는 간접적인 자금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회사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개인들이 직접 구입하는 신규 발행 회사채규모는 5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초대형 기업인 GE 및 IBM 양사가 연간 발행하는 회사채 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내년에는 7백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이 신문은 전망했다. 개인들이 회사채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것은 우량기업 회사채가 수익성(연 6~6.5%)이 낮아도 안전한 투자대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의 증시침체 여파로 주식투자를 꺼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그 대안으로 신규 회사채를 선택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IBM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보잉 GE캐피털 등과 같은 일류기업들의 신규 회사채만을 직접 사들이고 있다. 기업들도 일반인들에게 직접 회사채를 매각하는 것을 선호한다. 증권사나 투자은행을 회사채 인수자로 선정,신규발행 물량을 소화할 경우 인수자에 상당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에게 직접 팔 때는 인수 수수료를 줄 필요가 없다. 개인들이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금융회사들은 신규 발행 회사채를 개인들이 살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메릴린치가 코어노트스(Corenotes)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개발한 데 이어 라살레와 인캐피털도 각각 다이렉트액세스노트스 및 인터노트스를 선보였다. 특히 메릴린치는 내년에 해외 거주자들도 미국의 신규 회사채를 직접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과 중남미는 물론 아시아지역의 일반 개인들도 미국 회사채 신규물량을 직접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