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가 동해선 임시도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객들의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통과 절차를 기존 관례처럼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고 1일 발표함으로써 오는 5일 답사에 이은 11일 금강산 육로시범 관광은 일단 최대의 난관을 넘게 됐다. 유엔사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객 등이 DMZ에 출입하거나 MDL을 넘을 경우 정전협정 규정을 엄격히 적용,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엔사의 주장은 지난 9월 18일 발효된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 따라 설치된 `남북관리구역'도 DMZ의 일부인 만큼 정전협정이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그것을 경직되게 고집할 경우 금강산 육로관광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유엔사의 사전승인을 받으려면 정부를 거쳐 유엔사에 입북목적 등을 신고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다시 북측이 유엔사의 승인서를 공식 접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 만큼 번거롭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일 발표대로라면 육로 관광객은 기존 해로 관광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나 대행 기관에 신청을 하기만 하면 된다. 정부가 이를 유엔사에 알리기는 하겠지만 유엔사는 이를 즉각 승인하기로 했으며 남측은 유엔사의 승인을 받은 뒤 전화통지문이나 전화를 통해 이 사실을 북측에 간단히 통보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견 DMZ 출입과 MDL 통과에 대한 `사실상의' 승인 권한을 유엔사가 갖느냐, 한국 정부가 갖느냐, 또는 북측이 승인서를 공식 접수하느냐의 차이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결정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기존 금강산 해로 관광과 마찬가지로 대폭 간소화된 방북절차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4년간 이어지고 있는 해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의 경우 관광객들은 '금강산 관광객 등의 북한 방문절차 특례'에 따라 대폭 간소화된 방북절차를 적용받고 있다. 통상 북한을 방문하려면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내고 신원조회와 이를 바탕으로통일부.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 협의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과는 달리 금강산 해로관광객은 관광신청서만 내면 현대아산이 모든 절차를 대행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아산이 관광신청을 받은 뒤 통일부에 일괄적으로 금강산관광신청서를 제출하면, 통일부도 특별한 불가사유가 없는 한 관광을 허가해주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금강산 해로관광객은 신청후 관광일자와 배편만 확인하면 됐다. 이번 국방부와 유엔사의 합의는 일단 금강산 시범관광과 임시도로 공식 개통일 통행에만 적용되지만, 국방부가 요청하면 유엔사가 앞으로도 임시도로를 이용한 MDL통과를 승인키로 한 만큼 향후 개성공단이나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에도 준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금강산 육로관광이 성사되려면 군 당국간 합의뿐 아니라 통일부 등 남북 관련 기관 사이의 통행보장합의서 체결이 필요하지만, 군 당국간 합의가 이뤄지면 나머지 통행합의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국 국방부와 유엔사의 합의에 비춰볼 때 최근 DMZ 지뢰제거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계속 이어졌던 북한과 유엔사의 갈등, 또 이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 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북측이 이번 합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목전에 다가온 금강산육로관광을 포함해 향후 남북 교류협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