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0:43
수정2006.04.03 00:44
미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 부인이자왕족인 하이파 알-파이잘 공주가 테러범들을 간접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연방수사국(FBI)이 수백만달러를 알 카에다에 지원한 의혹이 있는 사우디 기업가들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ABC 방송은 26일 사우디 정부가 지난 9개월 동안 알 카에다 지원 의혹이 있는 사우디 사업가 12명의 명단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중 한명은 금융업, 화학, 다이아몬드, 부동산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는 백만장자 야신 알-카디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FBI가 알-카디에 대한 수사를 2년 전에 중단했다면서 수사 중단 직전에는 알-카디가 1998년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 2곳에 대한 테러를재정적으로 지원했을 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미국 수사 관계자들은 FBI가 알-카디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워싱턴에서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ABC뉴스가 입수한 FBI 서류에는 알-카디가 시카고 교외에 의심스러운 화학공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슬람 신자인 한 FBI 요원이 9.11 테러 2년 전에 수사를 방해했을 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포함돼 있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26일 시카고 대테러담당 FBI 요원이 2001년3월21일 작성한보고서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 교도 FBI 요원인 가말 압델-하피즈가 알-카디와 관련있는 BMI사(社)에 대한 FBI 수사에 협조하기를 거부했다.
사우디 왕족 및 기업가들의 테러 지원 의혹에 대한 폭로와 특종 보도가 잇따르자 미국 의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으며 미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의원들은 행정부가 사우디 아라비아와 관련된 일이라면 너무 좋은 쪽으로만 보려는 경향이있다고 비난했다.
미 국방부에 국방정책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지침을 제공해주는 국방정책위원회의 켄 아델만 위원은 "대통령이 그들(외국)이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고 말할 때대체로 사우디는 우리 적이며 그들은 지난 15년 동안 우리 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말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와관련 FBI의 진행중인 수사가 끝날 때까지 어떤 비난에대해서도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