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적극 반대해온 독일정부가 독일산 대공 미사일 패트리어트를 지원해달라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들어줄것이 확실시 된다고 27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와의 회견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안보를 위해 패트리어트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돕게 될 것이며, 지금이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이스라엘은 역사적, 도덕적으로 독일에게는 의무이며 이스라엘과 그 시민들의 안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어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순수한 방어적 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지원키로 방침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독일 정부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판매를 긴급 요청했다. 이스라엘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구입하려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이라크가이스라엘을 스커드 미사일로 공격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됐다. 독일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 때문에 이스라엘에 항상 채무의식을 갖고 있으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해온 슈뢰더 정권으로선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이 서로 모순되는 점이 있어 고심해왔다. 슈뢰더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과의 `특수 관계'와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방어용'이라는 점을 내세움으로써 이같은 모순을 우회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민당 대외정책 전문가 게르노트 에를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관련,이스라엘은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이자 경우에 따라 피해를 입을 수 있는나라이기 때문에 미사일 판매는 이라크전 불참 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페터 슈트루크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이미 2년여 전부터 패트리어트 판매를 요청해왔으며 최근 구체적인 요구를 다시 해왔기 때문에 이제 독일 정부는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민당과 녹색당 내 대부분 의원들은 물론 야당인 기독교연합과 자민당도이스라엘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어 조만간 독일 정부가 이를 결정,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