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0:25
수정2006.04.03 00:28
세계 최대의 집단안보기구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빅뱅'을 알리는 나토 확대 정상회담이 2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개막된다.
나토 정상들은 우선 현재 19개 회원국 외에 구 동구권 7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받아들여 나토를 명실상부한 유럽의 최대 안보기구로 확대하는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특히 최근 범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對)테러전쟁과 맞물려 나토를 테러작전을 수행하는 안보기구화하는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라크의 무장해제 방안도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나토는 이번 회담에서 기구 확대뿐 아니라 안보대상을 재래식 전쟁이아니라 테러 위협으로 바꾸는 전략수정, 세계 분쟁지역에 빠르게 개입할 수 있는 2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 미국과의 전력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군비현대화 등을현안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 회원국 확대 = 나토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라트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등 구 소련 및 구 동구 공산권 7개국가들의 회원국 가입 초청을 승인할 예정이다.
7개국의 회원국 공식 가입은 19개국 회원국들이 나토 확장을 승인한 뒤 2004년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4개국은 20일 나토 가입을 위해 자국의 군개혁을 완수했으며 스스로의 활동영역을 개척해 나토에 대한 의미있는기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9년 구 소련과 구 동구 공산권의 위협에 맞서 서유럽 안보를 위해 창설된나토가 과거의 적성국가들을 대상으로 기구확대를 단행하기는 지난 99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3개국을 회원국으로 가입시킨 후 처음이다.
◆ 이라크 문제 대응 = 회담 개막에 앞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프라하연설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동시에 최후의 수단으로 전쟁을 상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나토의 확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를 통해 자유를 해치는 국제적인 테러집단과 단호히 맞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 대해 유엔 안보리 무장해제 결의를 반드시준수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의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후세인)가 평화의 이름으로 어떻게든 무장해제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프랑스와 독일 등 나토 회원국들의 경우 이라크 공격압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어 미국과의 논란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도전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감행할 "의지의 연합"을 촉구했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들은 나토가 19개 회원국 전원일치의 합의제 운영체라는 점에서 이라크 문제에 대해 미국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독일은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반대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최근 채택된 유엔결의를 초월하는 내용의 이라크에 대한 성명이 채택돼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반대함으로써 미국의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슈뢰더 총리는 회담중 부시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나 그들의 개별회동을 가질 지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된 핵심당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터키정상은 물론 나토 사무총장 등과 연쇄 회담을 갖고 향후 반 이라크 연대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 신속대응군 창설 = 이라크 문제와 함께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주력하는 현안은 2만명 규모의 나토 신속대응군 창설문제이다. 안보대상을 테러리스트나 이른바불량국가의 위협으로 바뀌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속대응군 창설은 구 소련권에 대항지역안보기구로 출범한 나토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뀜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토는 유럽측 회원국들이 6만명 규모의 EU 신속대응군을 창설하려는 것과 별도로 올상반기 도널즈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이 요구한 나토내 2만명 규모의 신속배치군창설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식 수락할 예정이다.
나토가 그동안 활동영역을 유럽과 북미, 그 인근 지역으로 제한했던 것과 달리신속배치군은 이 지역 밖의 세계 분쟁에도 개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군사력 증강 = 나토의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과 부시 대통령은 유럽각국과 캐나다에 대해 방위비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자국 국내총생산의 3.2%를 군사비로 지출하는데 반해 독일은 1.5%, 캐나다 1.1%만을지출하는 것을 개선, 최소 2%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독일은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나토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장비 현대화 계획도 승인한다. 이에는 ▲신속한 병력 배치를 위한 대형 수송기의 도입 외에 ▲방사능. 독가스, 생물학전 장비 ▲통신 보안및 교란장비 ▲지상정찰과 공중급유기 ▲정밀 유도무기 등의 도입을 가속화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함께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고 동맹국 주요도시에 대한 공격 등에 신속하게대응하는 새로운 응급대응팀도 창설할 예정이다.
나토의 악명높은 관료주의를 척결하기 위해 정상들은 브뤼셀 밖에 새로운 나토사령부를 건설하기로 결정할 계획이다.
◆ 삼엄한 경비 = 국제적인 테러단체의 테러우려와 반세계화 단체의 대규모 시위위협에 따라 이번 회담은 구 동구 공산권의 중심인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게됐다.
현재 회담장 주변과 각국정상들 숙소 주변에는 모두 1만6천여명의 군병력과 경찰들이 경비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 공군 F-15, F-16 전투기들이 체코의 Mi-24 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의 도움을 받으며 초계 비행에 나서고 있다.
나토 정상들은 회담 이틀째인 22일에는 주로 구 소련권 국가들로 구성된 27개파트너국가 정상들과 만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대신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프라하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