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삼바축구냐. 스피드를 내세운 압박축구냐.'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태극전사'들이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강 브라질축구대표팀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폭주기관차'의 진면목을 과시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팀이고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을 일궜던 브라질은 두말할 필요없이 세계 축구의 최고봉. 올 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두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기에 전 세계축구팬들은 이 한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력상으로는 '슈퍼스타' 호나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월드컵 우승 주역 상당수가 출전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이 앞선게 사실. 그러나 쌀쌀한 날씨속에 펼쳐지는 홈경기라는 이점을 안은 한국은 새 사령탑인김호곤 감독의 지휘아래 4강 감동을 연출한 태극전사들이 대부분 출전하고 '총알탄사나이' 김대의(성남) 등도 합류,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음은 놓치지 말야야 할 관전포인트. ▲브라질전 연승가도 달리나 한국은 98년 3월 28일 잠실주경기장에서 브라질에 '한국축구의 매운맛'을 선보인 바 있다. 한국은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AC 밀란)가 선봉에 선 브라질의 예봉을 잘 차단하다 후반 45분 김도훈(전북)이 통쾌한 결승골을 작렬, 1-0 승리를 거뒀던 것. 한국은 97년 8월 평가전에서 1-2로 패하는 등 역대전적에서는 1승2패로 밀리고있지만 가장 최근에 승리를 맛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특히 4년전 승리의 주역인 김도훈이 대표팀에 발탁돼 다시 한번 브라질을 혼내줄(?) 주인공이 될 지 관심이다. ▲호나우두-홍명보 '충돌' '최고골잡이' 호나우두와 이날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 백전노장 홍명보가 벌일 '창과 방패' 대결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FIFA 올해의 선수에 2번이나 선정됐던 호나우두가 한일월드컵에서 뽐낸 득점력은 가히 위력적이었다. 무릎 등 고질적인 부상을 2년만에 완전히 털어낸 호나우두는 히바우두, 호나우디뉴(파리 생제르맹)와 환상의 '3R' 공격편대를 가동하면서 독일과의 결승전 2골을포함, 8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올랐다. 물론 이번에는 히바우두가 개인 사정으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호나우두의 발을묶지 못할 경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호나우두는 특히 97년 열린 평가전에서 페널티킥이지만 한국전에서 골맛을 본경험이 있다. 그러나 한일월드컵 브론즈볼 수상자로 국내최다인 A매치 134회 출장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의 벽도 높기는 마찬가지. 경기의 흐름을 읽는 시야가 좋고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제대로 간파하는 홍명보는 김태영(전남), 최진철(전북)과 다시 한번 철벽 스리백을 형성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미국프로축구 LA 갤럭시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설계한다는 각오다. ▲사령탑, '멋진 데뷔냐. 명예로운 은퇴냐' 김호곤 한국 감독과 마리오 자갈로 브라질 감독 중 누가 엇갈린 영예를 안을 지도 주목된다. 최근 한국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김호곤 감독은 대다수가 히딩크의 전술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작전지시는 내리지 않을 생각이지만 데뷔전인 관계로승리에 대한 애착은 크다. '86 멕시코월드컵대표팀의 코치로 일했던 김호곤 감독은 한국축구의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자갈로 감독은 브라질축구협회가 그의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 예우차원에서 지휘봉을 맡긴 케이스. 현역시절 월드컵에서 2번 우승했고, 브라질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등 A매치 통산 99승(30무12패)을 기록중인 자갈로는 한국땅에서1승을 보탤 경우 대망의 100승 고지에 올라선다. 이번 친선전을 "사실상의 월드컵 경기"로 규정한 자갈로 감독 역시 전임 루이스펠리페 스콜라리의 전술을 그대로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개인기-압박축구 '격돌' 한국의 무기는 뭐니뭐니해도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강하게옥죄는 압박플레이와 양쪽 공간을 파고드는 스피드. 한국은 세계가 감탄한 압박플레이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레알 마드리드) 등상대 공격의 첨병들을 봉쇄, 승승장구한 끝에 4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에도 유상철(울산), 김남일(전남), 송종국(페예노르트), 이영표(안양) 등 허리진이 수비수들과의 협력속에 호나우두와 호나우디뉴 등 상대 요주의 인물에 대한압박을 시도한다. 브라질은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팀. 너나 할 것 없이 1-2명은 거뜬하게 제치는 발재간을 지녔고, 톱니바퀴처럼 맞불리는 조직력속에 오밀조밀한 패스워크로 골문을 공략하는 게 트레이드마크다. 이와 함께 월드컵 때 야신상 후보로 꼽혔던 이운재(수원)와 마르코스(팔메이라스)에 가려 2인자에 만족해야 했던 디다(코린티안스)의 수문장 대결도 체크포인트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