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나 기기에 구애받지 않는 차세대 컴퓨팅이 세상을 바꾼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호텔 그랜드어리나에서 열린 '추계 컴덱스 2002' 전야행사 기조연설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포스트PC시대의 본격 개막을 선언했다. 세계 각국의 1만2천여 정보기술(IT) 종사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게이츠 회장은 "PC가 개인적인 용도에서 디지털시대의 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컴퓨팅 기기와 기술이 차세대 컴퓨팅 혁명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억대의 PC가 보급되는데 20여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PC보급댓수가 20억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포스트PC가 정보기술(IT)산업의 강력한 성장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츠 회장은 특히 "PC가 엔터테인먼트 및 커뮤니케이션의 중추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05년에는 50% 이상의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PC를 포함할 것"이라며 향후 PC의 역할을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MS가 개발중인 신개념의 소프트웨어 '원노트'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원노트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나 회의 내용 등을 손으로 메모하거나 도표 등으로 그린 것을 디지털로 전환시켜 언제든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내년 중반께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게이츠 회장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는 물론 태블릿PC 등 어느 컴퓨팅 기기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며 "정보기술 종사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열리는 '추계 컴덱스 2002'에는 세계 35개국 1천1백여개 업체가 참가,최신 기술과 제품을 대거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적 IT 경기침체 탓에 참가기업 규모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들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무선랜 등 무선네트워킹 기술과 홈네트워킹,무선이 결합된 포스트PC 제품인 태블릿PC와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폰 등이 중요한 테마로 부각됐다. 국내에서는 1백3개 업체가 참가했다.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2개 업체가 참가,독자 부스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 등 각종 영상기기와 PDA,휴대폰 등을 전시했다. 중소 IT업체들은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한국관에 제품을 출품했다. 라스베이거스=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