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0:12
수정2006.04.03 00:15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DDR D램 가격이 연일 약세를 기록하면서 이번주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고정거래가 인상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초까지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9달러에 근접했던 DDR D램 가격은 4일부터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 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따라 이번주 대형 거래선과의 협상을 통해 5% 안팎의 고정거래가 인상을 시도하려했던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격하락 =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56메가 DDR(32Mx8 266MHz) D램은 지난 4일 개당 평균 8.88달러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한뒤 내림세로 돌아서 16일 현재 8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5일 6.9달러에서 출발,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30%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2주만에 10% 이상 떨어진 셈이다.
256메가(32Mx8 133MHz) SD램도 4일 평균가격이 2.85달러였다가 16일에는 2.54달러로 10% 가량 하락했다.
◆원인= 이같은 현물시장에서의 가격하락은 지난달말 대형 PC업체들의 DDR D램에 대한 크리스마스 수요가 일단락된데다 추가 주문 물량마저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128메가나 SD램 등 저가 제품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가격 상승에 맞춰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과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물량을 늘린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0%를 밑돌던 DDR D램 생산 비율을 10월 60%까지 끌어올렸고 하이닉스도 30%에서 45%까지 비율을 높였다.
◆전망=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 6일 대형 거래선들과의 가격협상에서 256메가 DDR D램의 고정거래가격을 모듈(8개짜리 묶음)당 57-58달러에서 62달러 안팎으로 인상, 단가 기준으로 종전 7달러 중반에서 8달러 가까이까지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물시장에서의 가격하락으로 인해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고정거래가 협상은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세계 제2위 D램 생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DDR D램의 생산비율을 현재의 30%에서 이달 말까지 50%로 확대하고 대만 업체들도 연말까지 DDRD램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이 연말까지 계속 내리더라도 시장 재고 물량이 적어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종증권 최시원 애널리스트는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PC 업체들이 D램 물량 확보를 마친 상태여서 당분간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초쯤 PC 수요가되살아나면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