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자국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를 전격 수용한 데 대해 아랍국 및 아시아 국가들은 14일 환영의 뜻을 밝히는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대(對)이라크 전쟁이 단행될 경우 최전선 국가가 될 쿠웨이트는 이라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수용은 이라크인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셰이크 사바 알 아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부총리겸 외무장관은 이날 발행된 쿠웨이트 영자지 아랍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이라크 국민을 위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결의를 수용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 대통령은 "전쟁의 망령을 몰아내고 이라크 국민의 안전과 안정에 해를 끼칠 것으로 우려되는 새로운 재앙을 피했다"고 말했다. 이란도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무조건 수용키로 방침을 정한 것은 지역 갈등을 줄이는 환영할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압둘라 라메잔자데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라크 정부의 결단은 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긴장을 줄이는 긍정적인 조치며 이란도 이러한 결정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57개 이슬람 국가들의 모임인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국이자 미군에 주요 군사시설을 제공하고 있는 카타르도 이라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수용을 환영하면서 유엔과 이라크가 대(對)이라크 제재 해제를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카타르 정부는 관영 QNA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대이라크 제재를 풀고 이라크 국민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든 미해결 문제들을 협력해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카타르는 또한 유엔 무기사찰단이 "개방적이고 중립적"일 것과 "자극적인 행동을 피하고 자신들의 신뢰성을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아시아 국가들도 이라크의 유엔 결의 수용을 환영하고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동남아 주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시에드 하미드 알바르 외무장관은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사찰단에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도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사찰임무를 수행할 것을 주문했다. 알바르 장관은 이어 세계 지도자들에게도 후세인 대통령의 유엔 결의 수용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을 버리고 전쟁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불교국가인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외무장관도 이라크의 유엔결의 수용과 관련해 "이것은 전세계가 여전히 평화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매우 좋은 징조"라며 "이라크가 투명성을 확보함은 물론 모든 관련자들을 안심키기기 위해 (무기사찰단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아랍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이라크의 유엔 결의 수용을 환영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엔은 이라크의 무장 해제 요구 수용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진행사항이 주목된다. (쿠웨이트.테헤란.도하.방콕 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