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업종별 경쟁력 및 협력방안] '전자 e마켓'공동구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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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은 전자 철강 섬유 등 주요 산업 생산에서 세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핵심기술 보유국으로,중국은 세계의 생산 거점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한국은 신사업개발과 시장 개척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3국의 경쟁우위는 세계 교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자유무역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지만 동시에 지역별 블록화가 추진되면서 비회원국에 대한 무역 장벽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신아시아경제기술연맹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 3개국 경제단체가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2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공동주최하는 '한·중·일 비즈니스 포럼'을 앞두고 한·중·일 3국의 주요 산업 경쟁력과 협력방안을 점검해본다.
[ 전자산업 ]
한·중·일 3국은 전세계 전자제품 생산의 29.8%를 차지,이 산업을 리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업계에 비해 표준화 주도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며 유럽연합(EU)이 5년안에 시행할 예정인 '전기전자제품 폐기물처리 재활용 지침'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동 협력이 필수적이다.
전기전자제품의 폐기물 발생과 유해 폐기물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이 지침이 시행된 후엔 유럽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현지 회수와 재활용 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EU가 제한하는 유해 물질을 원재료로 쓰지 못하게 된다.
이에따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이번 포럼에서 유럽내에 재활용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해 비용을 줄이고 유해물질을 대체할 신물질 개발을 위한 공동 R&D를 추진하자는 제안을 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위해 3국 공동으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구매·판매체제를 만들기 위한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 철강 ]
한·중·일 3국이 세계에서 주도적인 위상을 갖고 있으면서 서로 의존도가 높아 동북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실현될 경우 파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강생산능력 기준으로 3국의 생산능력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철강산업은 이미 여타 산업에 비해 교역장벽 완화가 눈에 띄게 진전됐다.
한국과 일본은 오는 2004년부터 철강제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고 중국도 2004년까지 철강제품의 관세율을 공산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인 평균 5.1%까지 내릴 계획이다.
전체 철강제품 교역에서 3국간 의존도는 41%에 달해 전산업 평균인 21%보다 월등히 높다.
주요 업체간 기술협력과 자본제휴도 최근 잇따라 발표됐으며 3국 정부와 철강업계가 공동으로 참석하는 '민관철강협의회'가 구성돼 통상과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동북아 FTA가 체결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중국 시장이 본격 개방됨에 따라 판재류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며 중국은 원가경쟁력에 힘입어 범용강재 중심으로 대한·대일 수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슬래브와 빌렛은 중국산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아이템이다.
중국 철강업계는 또 FTA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기술 및 조업 노하우와 세계 표준 경영기법을 도입할 수 있게 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 섬유 ]
세계 섬유시장은 관세 인하,국가간 분업 생산,지역 블록화등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에 따라 전세계 업체들이 중국산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오는 2005년부터 섬유쿼터제가 전면 폐지돼 이론상으로는 섬유 교역이 더욱 자유로워질 전망이지만 실제로는 곳곳에서 지역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지역블록화는 회원국에 대해 배타적인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무역보호장치를 남발하기도 한다.
전세계적인 지역블록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3국 역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경합을 줄여야 한다.
특히 3국간 무역분쟁이 일어났을 경우 제소 전에 해결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은 값싼 노동력과 부지,일본은 첨단 기술,한국은 신시장 개척 능력과 생산 관리 능력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해외 패션과 섬유시장 소식을 공유하기 위한 정보 교류 체제를 구축하고 해외시장에서 3국간 출혈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 석유화학 ]
3국이 생산과 수요 모두 세계 최대규모다.
합성수지를 기준으로 전세계 생산능력의 21%,수요로는 2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범용 제품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급자,중국은 수요자로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3국은 석유화학 산업 자체보다 플라스틱가공 합성섬유 타이어산업 등 연관산업에서 분업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 수준이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범용 석유화학제품을 수입해 플라스틱제품,의류 직물 등 합성섬유,타이어 및 고무제품으로 가공한 후 다시 수출하고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특수 석유화학제품을 수입해 관련 가공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다.
3국 석유화학 산업이 이같은 초보 수준의 협력을 벗어나 한차원 높은 공동 기반을 마련하려면 정보 네트워크 구축과 인력 교류 확대 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기계 ]
3국은 경쟁 관계로서 경제 협력은 양자간 무역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역내 전문화된 분업협조 체제를 형성할 경우 상호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조립완성산업과 일본의 첨단기술 및 자본,우리나라의 개발경험 및 산업기술이 효과적으로 결합될 경우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3국간 협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우리 기계업계의 체질 개선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 기계산업계는 품질면에서는 일본산에,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산에 밀리는 상태로 기술경쟁력 제고,핵심 부품·소재 산업 육성,중소기업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 우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흥회는 종속적인 기업간 협력관계도 산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 도시가스 ]
일본은 도시가스보급률이 82.1%에 이르고 사업 역사도 1백년이나 된 선진국이다.
반면 중국은 도시가스로 연료 전환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과도기적 상태다.
한국의 경우 보급률은 61.5%로 외형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장을 했지만 천연가스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기술기반 인프라가 부족해 동북아 협력 기틀 마련을 통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동북아 요충지인 중국과 가스선업선진국인 일본이 참여하는 도시가스산업분과 비즈니스 포럼은 3국의 도시가스산업 국제적 교류를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도시가스산업계는 이번 포럼이 3국간 기술개발 향상과 새로운 수요 창출을 도모하고 국가간·산업간의 정보교류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