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53
수정2006.04.02 23:55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9일 이라크에 대해 유엔안보리 결의를 수용하도록 설득하는데 외교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정부 대표들은 유엔안보리가 이라크 결의안을만장일치로 승인한지 하루만인 이날 카이로에서 특별회의를 열러 아랍권의 공동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이틀 일정의 외무장관 회의 첫날은 아랍연맹이 내린 기존 결정의 이행 상황을평가하는 후속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10일에는 아랍 21개국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외무장관과 대표들이 모두 참석하는 본회의가 열려 이라크 상황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주의제로 다뤄진다.
레바논의 마흐무드 함무드 외무장관은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라크에 대해 유엔안보리 결의를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랍 외교력이 지난 9월 이라크가 유엔사찰단 재입국을 허용토록 설득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번에도 "이라크와 유엔간 협력이 지속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라크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유엔의 새 결의를 수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헤르 장관은 이라크가 이미 유엔 무기사찰단의 무조건 재입국을 허용했으며이는 이라크가 앞으로 내릴 결정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결의 발표후 이라크도 동등한 정신으로 결의를 대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것이우리가 희망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마헤르 장관은 특히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는 "이라크에 대한 자동적인 무력사용을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 위기의 평화적 해결책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 결정에 의하지 않고 국제기구 안에서 위기 해결을 원하는사람들의 `승리'라고 그는 평가했다.
마헤르 장관은 회의에 앞서 나지 사브르 이라크 외무장관과 데이비드 웰치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를 차례로 만났다.
사브리 장관은 "바그다드에서 현재 유엔 결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유엔 결의 통과를 놓고 오랫동안 벌인 협상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 계획을 무산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대표단을 이끌고 카이로를 방문한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드 석유장관은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수용하는 것이 중동지역과 이라크 국민을 전쟁의 위기에서 구하는 길"이라며 아랍 국가들은 "이라크에 대해 결의 이행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르단의 마르완 무아셰르 외무장관은 요르단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지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아직 외교적 위기 해결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랍 정부 관리들과 분석가들은 프랑스와 러시아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수정된유엔 결의가 최소한 전쟁 가능성을 줄이는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미국이 유엔결의를 이라크에 대한 공격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편 이번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이라크 위기 외에도 미국이 최근 제시한 3단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안도 주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