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저금리는 세계경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디플레(물가 하락)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제 공황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7일(한국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 일본에 이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국이 된 것도 '소비 진작->기업실적 개선->기업투자 확대->고용 증가->소비 확대->물가하락 방지->경제 회복'의 선순환이 전개될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전세계에 정착되고 있는 초저금리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자 =초저금리 정책의 목표는 디플레 방지와 경기회복이다. 세계경제는 소비와 생산위축, 고용 악화의 삼각 파도에 휩싸여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월 소매판매가 1.2% 줄고, 10월중 소비자신뢰지수도 9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 두 달간 실업자 수는 1만6천명 늘었고, 산업생산도 2개월 연속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 주택경기의 호황을 지속시킬수 있게 됐다. 주택경기는 그동안 증시 침체와 소비 및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후퇴를 막는 버팀목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주택가격이 오르면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차입,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도 경제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캐나다 스웨덴 등 선진권과 아시아 신흥시장국들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는 이날 부동산 거품 붕괴의 우려에도 불구, 기준금리를 4년 만의 최저수준(연 4%)으로 유지한데 이어 다음달께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인하 유보를 결정한 뒤 "경제사정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금리를 내릴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초저금리 기조 언제까지 가나 =글로벌 초저금리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미국은 1%선, 유로존은 3%선, 일본은 0%대의 저금리가 앞으로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본격 나타나려면 보통 4-6개월이 걸리는 까닭이다. 따라서 세계가 지금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세계경기는 내년 2분기에 이르러야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3.1%에서 4분기 1%선으로 대폭 둔화된 후 내년 1분기에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경제의 핵인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유럽 및 아시아의 경제 회복도 어렵다. 때문에 미국 등 선진 7개국(G7)은 내년 초에 금리를 한 번 더 내린 뒤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하는 내년 상반기 말까지 초저금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