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44
수정2006.04.02 23:47
사상 최악의 '취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취업 대졸자들은 해마다 급증해 왔지만 기업들은 채용 인원을 동결하거나 소폭 늘리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박사를 비롯 경영학석사(MBA), 해외대학졸업생, 전문자격증 소지자 등 최고급 인력들까지도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 현황에 따르면 20명을 뽑는 INI스틸에 6천9백58명이 지원해 3백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조사대상 37개 기업의 평균 경쟁률이 1백17대 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양사는 30명 모집에 9천5백명이 몰려 3백1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신원(2백81대 1) 도레이새한(2백60대 1) 증권거래소(2백72대 1) 산업은행(2백53대 1) 예금보험공사(2백35대 1) LG유통(2백대 1) 등도 2백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도 1백명 모집에 1만여명이 지원, 경쟁률이 1백대 1에 달했다.
석.박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신입사원 채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현대.기아자동차(3천2백96명) LGCNS(3천30명) 팬택&큐리텔(3천8백명) 등엔 각각 3천명 이상의 석.박사가 몰렸다.
70명을 선발하는 현대해상의 경우 MBA가 27명이었고 공인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1백51명이나 됐다.
팬택&큐리텔엔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3백1명이나 지원했다.
조사대상 37개사에 지원한 구직자는 모두 30만6천명으로 이 가운데 집계된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만도 9.5%인 2만9천명에 달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학력일수록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취업전문업체인 (주)스카우트 홍석기 부사장은 "기업은 해당직무 경력이 없고 학문적 바탕만 탁월한 석.박사급 인재를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며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아 취업문은 한동안 넓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