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2주제 : (10) 中 실리콘밸리 '중관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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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쇼두(首都)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거리에 자리잡은 중관춘(中關村).
다른 거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입구에 들어서니 '환영, 중국 정보기술(IT)의 요람 중관춘'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거리는 IBM 모토로라 삼성 LG 롄샹(聯想) 쇼우신(首信) 등 중국 국내외 IT 관련 기업 광고판 일색이다.
오가는 버스 역시 몸통에 IT기업 광고판을 달고 다닌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는 말이 실감난다.
중관춘루(中關村路) 북단 대학가.
중국 최고 명문대학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학이 어깨를 마주하고 있다.
두 대학에서 배출된 IT 전문인력들이 베이징의 벤처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중관춘 주변에는 이밖에도 70여개 대학이 포진, 매년 수천명의 전문인력을 중관춘으로 공급하고 있다.
산업과 대학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는 것이다.
중관춘은 중국 IT시장을 공략하려는 외국 다국적기업들의 요람이기도 하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오라클 MS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은 일찌감치 둥지를 틀었다.
IBM 미쓰비시 NTT 모토로라 HP 인텔 ABB 등이 이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중관춘 입주기업중 외국 기업은 1천4백96개.
나라별로는 홍콩이 4백80개사로 가장 많고 미국(4백20개) 영국(2백50개) 일본(1백개) 대만(1백개) 싱가포르(62개) 순이다.
한국에서도 32개사가 진출해 있다.
외국 기업들은 중관춘을 단순 영업센터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지멘스 삼성 등 세계 주요 다국적기업 30여개가 이곳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중국 인재를 양성하고, 중국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삼성 R&D센터 관계자는 "다국적기업들은 세계적인 IT 전문인력 부족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 인재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중관춘은 중국인재유치의 핵심 포스트"라고 말했다.
중관춘에서 활약하고 있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37만8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베이징대학 왕산량(王善良) 교수는 "중관춘은 베이징 전체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IT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관춘은 지난 80년대와 90년대 중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선전특구와 상하이에 이어 21세기의 새로운 견인차로 떠오르고 있다"며 "대학과 연구소의 R&D 성과물이 기업으로 흘러들어 상품화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게 중관춘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중관춘이 중국 최고수준의 과학두뇌와 산업단지가 한데 어우러진 연구개발의 새로운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 중관춘 진출 러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무선통신 장비업체인 웨이브콤은 지난달 중관춘에 첫 중국 사무소를 개설했다.
15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중관춘을 교두보로 삼겠다고 나선 것이다.
일본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의 합작법인인 소니-에릭슨 역시 최근 중관춘에 R&D센터를 설립했다.
이 회사가 중관춘 R&D센터에서 개발한 초소형 핸드폰은 지금 중국에서 최고 인기다.
◆ 입주기업을 특별 우대한다 =중국 정부는 중관춘 입주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우선 3년동안 소득세를 면제받는다.
3년이 지난 후에도 중국 일반세율인 30%의 4분의 1∼2분의 1 정도만 내면 된다.
첨단과학기술 기업은 25%에 이르는 부동산 임대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IT산업의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통신망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25∼30% 싸게 서비스받는다.
중관춘 관리위원회가 조직한 '하이테크 기업과 투자자간 모임'도 입주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이 모임은 은행 벤처캐피털 투자회사 등과 하이테크 기업을 연결시켜 준다.
중관춘은 베이징시내 하이뎬구(海淀區)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하이뎬구엔 해외 인력을 끌어들여 창업을 지원하는 '하이뎬구 이노베이션 센터'가 있다.
지난 97년 설립된 이 센터엔 해외에서 귀국한 1백54명의 학생과 이들이 창업한 1백18개 기업이 들어서 있다.
중관춘 하이뎬구 관리센터 장슈잉(張秀英) 부주임은 "입주기업들이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귀국한 인력의 자녀들을 위해 칭화대 부설 고등학교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중국)=장경영 기자 strong-kor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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