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3:39
수정2006.04.02 23:40
지난 10월 15일 오후 1시 서울 JW 메리어트호텔 3층.
장현택 신풍제약 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말라리아퇴치의약품개발벤처센터(MMV)관계자들과 말라리아 신약을 공동개발키로 계약한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키니네등 기존 약으로 치료가 잘 안되는 말리리아 환자를 위한 신약을 2005년부터 생산,세계에 팔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1천2백만달러중 9백만달러는 WHO와 MMV에서,나머지 3백만달러는 신풍이 부담키로했다.
신풍은 이미 새로운 복합제 성분(파이로나리딘과 아세츄네이트)의 신약후보 물질을 합성,한국화학연구원과 서울대 약대 약학연구소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따라서 2004년말까지는 완제품을 무난히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WHO는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신약을 구입,개발도상국에 기증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말리리아 치료제 및 예방의약품 판매 규모는연간 15억달러.
이 가운데 20% 정도는 무난히 차지할 것이라는 게 장사장의 전망이다.
신풍제약이 이번 제휴를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여년동안 WHO에 구충제와 말라리아약 등을 꾸준히 납품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덕분이다.
올들어 10월까지 WHO에 수출한 규모가 15만달러로 지난해 실적(12만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신풍제약은 장 사장의 형인 장용택 회장에 의해 지난 62년 설립됐다.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으로 성장해오다가 89년에 상장됐다.
수단(88년)과 중국(95년)에 잇따라 합작제약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온힘을 쏟아왔다.
그런데 뜻밖의 위기가 닥쳐왔다.
외환위기 직전에 뛰어든 금융업에서 문제가 터지고 만것.
지급 보증문제로 자금난에 몰리면서 지난 97년 12월 화의에 들어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96년부터 중국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장 사장이 귀국,경영을 맡았다.
그는 사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와 분발을 당부했다.
임직원들은 상여금을 자진반납하는 등 자구에 앞장섰다.
이 상황에서도 회사는 월급을 제때에 지급했다.
이같은 노사 신뢰의 기반위에 모두가 회사 정상화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신풍은 지난 9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백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다.
결국 2001년 11월에 화의에서 벗어났다.
이에 앞서 2000년에는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신풍은 3백70여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개인 의원과 준종합병원에서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수출 1백11억원을 포함,9백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 사장은 "지난 상반기중 1백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이달 중순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안산 제2공장을 발판삼아 항생제 전문업체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6개월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국산 발기부전치료제 "스텐드로주"에도 큰 기대를 걸고있다.
"내년에 진통소염제 티로펜주,위점막보호제 무코피드정 등 5개 신제품을 내놓아 국내 10위권 제약사에 진입하겠습니다"
장 사장은 "경제성장이 뒤진 2~3개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